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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스팁] 스티브가 식물인간이 된 썰

복숭아세포군 2014. 3. 20. 19:11

스티브가 식물인간이 된 썰. 방금 풀어 따끈따끈함. 세포는 정식 앵슷요정의 칭호를 받았다...... 히이이이이ㅣㅣㅣ

 

 

 

 토니스팁 억만년전에 딸프언니랑 풀었던거. 스티브 로저스가 공격을 받고 쓰러진 후 18일. 그 이상 기다려봤자 그가 다시 일어나는 일은 없을 듯했다. 병실에 누워있는 스티브 로저스를 처음 보았을 때, 토니 스타크는 꼭 장례식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받았다고 했다. 그 썩을 상황에 대해서는 또 떠올리고 싶어하지도 않아했다. 그정도로 스티브 로저스의 평온해보이는 얼굴에 토니는 큰 충격을 받았다. 꼭 자신에게 주어진 죽음을 인정하는 것처럼 담담하고 하얀 얼굴. 병실의 점멸하는 주광색 형광등 아래에서 스티브 로저스의 그 하얀얼굴은 이미 삶의 모든 고통이 전부 지나가버리고, 남은 부스러기마저 놓아버린 사람의 그것이었다. 그리고 토니는 그게 싫었다. 이런 얼굴을 한 스티브 로저스를 볼 날이 올거라고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었다. 정말이지 끔찍하게 싫었다. 삶 그 자체인 캡틴 아메리카가 삶을 지나친다는 것이. 그것도 나를 이렇게 여기에 내버려두고.

스티브의 뇌속의 데미지는 보통의 인간이라면 이미 시체여야만 할 정도의 레벨이었다. 쉴드의 모든 메디컬팀은 캡틴 아메리카가 아직도 죽지않고 여전히 식물인간으로써나마 살아있다는 것에 특별히 감탄할만큼 슈퍼솔져 프로젝트를 모르는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캡틴을 식물인간이 아닌 존재로 만드는 것에 대한 답안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스티브가 여전히 식물인간으로나마 살아있을 수 있도록 침대 위에 누워있는 스티브의 육체에 외부적 도움을 주는 것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쉴드가 꾸린 세계레벨의 최정상 팀이었지만, 역시나 그것밖에는 안됐다. 그리고 그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그정도로 뇌를 잃고도 살아있는 것은 캡틴 아메리카의 능력, 전적으로 슈퍼 솔져의 파워덕분이었다-만을 반복하였다. 참 일들 잘하는군. 아주 훌륭해. 그들의 브리핑이 끝나자 토니 스타크는 박수를 짝짝, 두번 쳐 주었다. 짝짝, 하는 소리가 허공을 천천히 울렸다.

그 날부터 일주일, 토니 스타크가 저지른 무수한 죄목에 대해서는 일일이 나열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단지 토니가 일을 저지를때마다 당연하다는 듯이 쉴드가 무마공작을 펼쳐주었다는 것만 밝히겠다. 그가 세계에서 활약하는 아이언맨이기때문도 있지만, 국가레벨의 기밀이 된 스타크원자로를 개발한 토니 스타크의 지식또한 절실한 것이 되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그의 어지간한 태도정도는 전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해줄 의향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융단속에서 토니 스타크는 적절히 미쳐갔던 것 같다. 그를 감시하는 에이전트 바튼의 말을 빌자면, "이성적으로 미친상태"라고나 할까. "머리 한구석으로는 생각을 멈추지 않고 있어요. 캡틴을 다시 '캡틴'으로 부활시키기 위한 어떤 방법이든 찾으려고 하는거겠죠. 쉴새없이. ...사실은, 우리중 그누구보다 가장 캡틴의 회복을 믿고있는 건 사실은 스타크 그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봐요, 캡틴에게 정말로 미움받기는 싫으니까, 돌이킬 수 없는 미친짓은 하지 않잖아요, 예를 들어, 살인같은 것." 그리고 그 아무 영양가가 없는 행동들을 전부 끝내고 나서, 토니는 다시 스티브의 병실을 찾았다. 변함없는 스티브의 손등 위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토니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눈물은 스티브의 손등이나 침대의 시트 같은 데로 전부 떨어졌다. 토니는 그대로 삼일 밤 정도를 자지 않고 스티브의 옆에 있었다. 그 삼일동안 토니는 아주 많은 말들을 스티브에게 했는데,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스티브와 토니 외에는.

그리고 스티브 로저스의 병실에서 나와, 토니는 쉴드와 스타크 기업에 휴가를 요구했다. 몇일을? "지금 머리에 있는 걸 완성할때까지. 잠정적 무기한이라고 써둬." 그 뒤 18개월 하고도 23일 5시간 45분, 토니 스타크는 인간의 마음을 모니터에 띄우는 기계를 만들어냈다. 식물인간의 뇌와 귀, 그리고 목줄기의 척추 라인에 머신을 연결하면 몸은 죽었으되 뇌는 살아있는 인간의 뇌파를 그의 모국어로 읽어내 모니터로 그 내용이 뜨는 머신이었다. 토니 스타크는 18개월 넘는 기간내 거의 정리하지 않아 엉망진창이 된 얼굴과 몸을 하고 서둘러 그 머신을 스티브에게 장착했다. 오랜만에 말을 내뱉는 목구멍에 가뭄이 든 것처럼 말이 쩍쩍 갈라지는 기분이었다. "안녕. 캡시클." 있는 힘껏 쥐어짜내 간신히 건네는 인삿말. 토니는 자신의 목소리가 지금 자기를 지배하는 긴장감 만큼이나 낯설게 느껴졌다. 곧 백짓장같았던 모니터가 아주 천천히 흔들리더니, 약 25초 후에 머신은 스티브 로저스의 마음을 읽어냈다. 모니터에 선명하게 새겨지는 글자.

- 안녕. 토니.

"...하하."

안녕못하지. 당연히 안녕못해. 네가 나라면 내가 안녕할 수 있을 것 같으냐. 토니는 스티브의 가지런한 오른손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흔들었다. "안녕. 캡시클. 안녕." 마음속 말은 아무것도 내뱉지 못하고, 그말만을 반복했다. 그순간 토니가 알고있는 단어는 오로지 그게 전부였다.
 

 토니스팁 계속 근데 내가 썰을 푸는거니 소설을 쓰는거니. 스티브 로저스가 누워있는 병실의 바로옆에 스타크 사무실을 만들고 그쪽으로 자비스까지 옮겨 일하며 언제나 스티브와 함께 지내는 토니 스타크. 토니가 병원을 비우고 어디로 가는 일은 이제 거의 없어졌다. 아이언맨으로써 출동할때나 작은사무실에서 할 수 없는 일이 생길때에만 간혹 스타크타워로 갈 뿐 그외에 침식은 이제 스티브의 병실옆에서 언제나. 토니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스티브의 병실에서 보냈다. 늘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스티브의 뇌파를 사용해 모니터에 글을 띄우는 것은 스티브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었으므로 토니는 스티브와의 대화를 하루에 두시간 이상 지속하지 않았던 것임. 그래서 토니는 하루에 두시간만 스티브와 대화를 했고, 그시간은 토니에게 너무나 보물같았음. 토니는 스티브가 배고있는 베개의 한쪽에 목을 뇌인 채 스티브의 뺨과 자신의 이마를 거의 붙인 채 스티브와 대화를 했음. 그자세가 스티브 머리위에 글이 떠오르는 모니터를 보기에도 편했고, 스티브의 변함없는 체온을 느끼기에도 편했다. 대화가 끝나면 스티브는 정말로 잠에 빠진 것 같은 모습을 하였고, 토니는 그런 스티브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창밖으로 밤이 내릴때까지 하염없이.

 그리고 이주, 한달, 세달, 여섯달.

 

 스티브가 먼저 모니터로 토니에게 말을 걸어왔음. 토니는 놀라서 벌떡 일어나 모니터를 바라보았고, 모니터에 뜬 한줄 -닥터 배너를 만나고싶네. 토니는 눈을 깜빡이며 "스티브? 배너가 보고싶다고?"라고 저도모르게 모니터에 뜬 글을 반복해서 읽었음. 스티브는 마찬가지로 비슷한 말을 모니터에 띄웠고 토니는 머리를 긁적였음. 이모습이 되고나서 스티브가 먼저 무언가를 바라는 말을 띄웠던 것은 거의 처음있는 일이었다. 언제나 말을 걸어야지만 그제야 뇌파가 소리를 알아듣고 생각을 모니터에 띄운다는 느낌이었는데. 토니는 간만에 스티브가 먼저 말을 건 것 같아 기분이 좋은 한편으로, 그 용건이 브루스 배너를 만나고싶다는 글에 약간 빈정이 상했다. "뭐야, 캡시클. 이제 내가 지겹기라도 하다는거야? 하루종일 나만 보니까 이제 다른 사람도 보고싶다는거야? 아님 질투유발작전이야 그와중에? 70년산 밀당이 너무 대단해서 나 좀 울 것 같은데 어쩌지?" 그렇게 퉁명스럽게 내뱉고 모니터를 바라보자 모니터에서는 아주 천천히, -여전하군, 자네. 여전히 재밌어. 그런 글이 떠오른다. 토니가 스티브를 돌아보자 스티브가 꼭 웃는 것 같았다. 토니는 오랜만에 스티브의 웃는 얼굴을 본 것 같았고 덕분에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스티브 로저스의 의식은 더 이상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얼굴근육또한 절대로 움직일 리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토니가 보았다고 생각한 그의 미소는 역시 착각이었지만, 그러나 착각이라도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여전히 토니 스타크는 스티브 로저스의 미소띤 얼굴을 기억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뛰는지. 얼마나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지. 토니는 스티브의 손을 꽈악 쥐었다. 거의 열이 느껴지지 않는 스티브의 손바닥 안쪽의 감촉은 변함없이 안이 단단하고 겉은 부드러웠다. 진한 상흔같은 손금을 속에서 지나는 혈관들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이 변함없는 감각에 토니는 만족하며, 스티브의 손등에 키스했다. 하얗고 수척한 손. 손목이 많이 말랐다. 토니는 스티브의 손등에 이마를 갖다대며 몸을 움츠렸다. "알았어. 내가 닥터배너보고 한 번 들르라고 할테니까." 그것이 너의 소원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어떤 것이든지 상관없이 내가, 바로 내가. 병원침대의 시트에는 소독약의 냄새가, 그리고 그 사이로 미세하게, -토니가 사랑해 마지않는 스티브 로저스의 향이 녹아 있었다.

 토니스팁 좀 더 계속. 그리고 토니 스타크의 수소문이 전세계에 닿아 여전히 모습을 숨긴 채 조용히 살고있던 배너에게 닿았음. 배너는 캡틴이 식물인간이 되고 나서는 한 번도 미국으로 돌아온 적이 없었기에 그의 모습이 어떤지 모르고 있었음, 단지 미루어 짐작만을 할뿐. 배너는 기꺼이 쉴드의 전용군기를 탔고 스트레스를 받지않기 위해 조심하며 캡틴과의 재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군용기안에서 토니가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 완성한 기계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그후 그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현재의 과학력을 뛰어넘는 기계에 관련된 함구명령등에 대한 서명을 끝없이 해야만했다. 나타샤가 건네준 서명서류는 나타샤의 허리에서부터 목까지 정도로 쌓여 있었다. "서명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지않도록 조심해주세요, 배너박사.""자신없는데요."무서운 농담을 하며 서명을 하기 시작하는 배너. 입술을 오물거리며 "이것도 절반으로 줄인거예요 그나마. 어벤저스 멤버 중 한 명이니까 절반으로 줄이는 게 가능했던거고."했다. 배너는 기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과학자의 피때문인지도. "일단 둘을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요. 차라리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을만큼의 금액이 투자됐거든요."그리고 그 엄청난 성능때문에 쉴드는 기계를 세상에 공개하지 않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떠듬떠듬 이어지는 나타샤의 말. "그리고.. 그건 캡의 목숨을 잇는 것과는 아무 상관없는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목숨을 구해주고는 있더군요."무언가를 망설이고 있는 듯한 것이, 나타샤답지 않았다. 배너는 의아해했다.

 그리고 배너는 나타샤가 하고자 했던 말을 캡틴의 병실앞에 서자마자 이해할 수 있었음, 엄청난 양의 서명을 끝내고 극비를 담당하는 의사의 안내를 받아 캡의 병실앞에 서고 아주 조금 문을 열었지만, 배너는 바로 캡의 병실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했다. 배너는 병실밖에 서서 침대에 누워있는 캡틴과 그옆의 의자에 앉아있는 토니를 발견하였다. 토니는 캡의 왼손을 꼬옥 붙잡은 채 스티브의 얼굴과 모니터를 번갈아 바라보며 무언가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음 가령 오늘은 무슨 사진을 들고왔는데, 스티브는 더 이상 사진을 볼 수 없으니까 토니는 그 사진속의 모든 정경을 보다 정확하게 말하고 있었다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서. 사진에는 어떤 머리칼을 한 누가 어떻게 서 있으며, 왜 빨간색 목도리를 하고 있는건지, 그가 서 있는 주변의 배경은 어떠한지, 시선은 어디에 있는지, 왜 손가락 하나를 위로 뻗었는지, 심지어 한쪽 구석에 아주 조그맣게 찍혀있는 꽃의 이름까지. 배너는 아무말없이 사라져가는 의사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곧 문을 닫고 안경을 벗었다. 그리고 미간을 꾸욱 누르며 소리없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타샤. 당신이 말했던 건 이런뜻이었군요.

 저 기계는 캡틴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토니 스타크의 목숨을 이어주기 위하여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니스팁 아직도 계속. 배너는 곧 병실로 들어갔고 토니와 악수를 했다. 스티브는 변함없이 그저 잠에 빠진 듯이 담담해보이는 얼굴로. 좋아보이네요 캡틴, 무심코 그렇게 얘기하자 모니터에 -자네도, 배너. 그렇게 글이 떴는데 아직 모니터에 익숙해지지 않은 배너가 그 글을 눈치채지 못했고 토니가 가르쳐주고 나서야 겨우 글을 읽음. 스티브는 토니에게 자리를 비켜달라 하였고 토니는 싫은 눈치였지만 어쨌든 자신의 사무실에 가 있기로 하였다. 배너는 어색하게 토니가 앉아있던 의자에 앉았음 과연 살짝 고개만 들어도 모니터가 보여 스티브의 얼굴과 번갈아가며 보기가 편하였다. "날 보고싶다고 했다면서요? 캡."배너는 살짝 자신의 시계를 보았음 토니가 이미 스티브와 한시간 정도 대화를 했으니 앞으로 한시간 정도만 대화를 하라면서 말하고 갔기에... 그리고 스티브는 모니터로 자신의 생각을 읽는 이 기계를 없애고 싶다고 함 배너는 굉장히 놀라며 당황하기 시작했음... 그리고 스티브가 잇는 생각은 더욱 배너를 황망하게 만들었다. -사실은 가능하다면, 조용히 삶을 마감하고 싶네. 식물인간외의 모습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면 이렇게 생명을 잇는 일은 이제 그만하고 싶거든. 나는. 배너는 고개를 마구 저으며 스티브의 말을 부정함 "지금이 내가 미국 도착해서 제일 스트레스 받는 순간이에요, 캡.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어떻게 생명연장장치를 끊어달라는 말을, 그래도 의사인 나에게. 그리고 배너는 스티브가 모니터에 띄우는 말들을 가만히 보다가 더욱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허물어져 버림. 스티브는 토니를 살리기 위해선 자기가 죽겠다고 좋다고 하는 것이다...

 자기주변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일은 점점 아무것도 돌보지 않기 시작하는 토니. 스티브와 대화를 하지 않을때에도 혼잣말처럼 스티브의 머리맡에서 계속 말을 잇는 토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아이언맨으로써의 활동도 하지않고 스티브의 병실밖을 나가는 일까지 점점 줄이는 토니. 스티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심지어 눈꺼풀 하나 들 수 조차 없었지만, 여전히 숨은 쉬고 있었고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더 이상 토니의 얼굴을 볼 수 없지만 머리로 토니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고, 토니가 말을 내뱉을때의 그의 목소리를 듣고 지금 토니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밤, 스티브는 토니가 자신의 침대위에 올라서서 자위를 하고 있는 것을 소리로 듣고 있었다. 침대의 삐걱거림과 토니의 점차 거칠어지는 목소리에서 토니의 표정을 떠올릴 수 있었다. 토니는 울고 있었다. 울먹이면서 스티브, 스티브라고. 스티브는 토니에게 손을 뻗을 수도 없었고, 눈을 뜨고 마주 바라볼 수도 없었고, 심지어는 조그맣게 웃어줄 수라도 없는데. 토니의 정액이 튀어 스티브의 뺨에 닿았지만 거의 감각을 느낄 수 없는 스티브는 아무것도 느낄 수없었고, 토니의 젖은 손이 자신의 뺨에 닿아 그 뺨을 훑는 것도 결국 무의미했다. 스티브의 볼위에 떨어지는 토니의 눈물까지도, 역시.

 토니의 우는 얼굴을 떠올리면서, 스티브는 정말 울고싶었는데. 같이 울고싶었는데. 스티브는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울고있는 토니를 위해서.

 토니스팁 끝.. 어떻게 끝내지... 배너는 스티브의 병실에 나와 토니가 차지한 사무실로 감. 토니는 자비스와 함께 무언가의 서류를 뒤적이고 있다가 배너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남. 스티브가 뭐라고 했어? 배너는 아주 잠깐 망설였음 말을 할것인지 말것인지... 그리고 배너가 망설이고 있는 것을 보고있던 토니가 피식하고 웃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음. "죽고싶다고 말하던가?"그리고 배너는 놀람. 토니는 머리를 짚으며 배너를 옆으로 흘겨보았음 토니는 굉장히 지치고 힘들어보였다. "머신의 장점이자, 단점이야. 스티브가 지치지 않았을때엔 스티브의 생각이 가감없이 떠오르곤 하거든. 그러니까 나는 스티브가 하루에 하는 생각을 거의 날 것으로 알 수 있다는 얘기야, 스티브는 이제 나에게 무언가를 숨기거나 하지 못해. 살아있는한 절대로." 배너는 입을 다물었다. 토니는 웃고있었는데, 역시나 웃음은 쓸쓸했고, 토니의 얼굴은 잠들어있는 스티브보다 더 죽음같았다. "그래, 내가 너무 힘들어서 스티브앞에서 자위했던 날부터 스티브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멈추질 않더군. 나도 알고있었어. 너도 이제 알겠지만, 내가 하루종일 하고있는 일이 뭐겠어? 한번씩 랜덤으로 떠오르는 스티브의 생각들을 읽고있는 게 내가 하루종일 하는 전부라구. 응?" "토니. 스티브는 당신을 걱정하고 있어요.""바보같은 소리. 그가 날 걱정하는 게 정말이라면 처음부터 죽음에 가까워지질 말았어야지.""토니...""처음부터 죽질 말았어야지."토니가 내뱉는 억지스러운 말에도 고통스러워져서, 배너는 더 이상의 말을 잇지 못하였다.

 토니가 꼭 울 것같아서 배너는 아랫니를 깨물며 시선을 치웠는데, 토니는 크게 일렁이는 눈물한방울을 조용히 떨구고 곧 얼굴을 쓸어내리고는 그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한숨같은 웃음소리. "하지만 말이야, 배너. 너도 알다시피 난 언제나 캡시클에게 약하잖아. 내가 늘 지고만다구, 그리고 나는 언제나 캡이 옳을때마다 내가 틀린 것에 실감하며 분해했으니까, 이번에도 분명히 그렇게 돼고 말겠지."그리고 토니는 먼 곳을 바라보는 눈으로, 더욱 더 먼곳을... 그 먼곳의 스티브 로저스를 바라보는 듯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순간이 오기전까지는 이대로... 이대로 있을 예정이야. 이대로 변하지 않고 계속 이대로... 이대로 있을거라구." 내가 견딜 수 있게 될때까지. 내가 견딜 수 있게 될때까지.

 배너는 반쯤 열린 병실 문너머로 토니와 스티브를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왔을때와 마찬가지로 비스듬하게 서서. 토니는 여전히 스티브의 손을 잡고 있었고, 혼자서 조곤조곤하게 말을 잇고 있었다. 토니의 조금 높은 웃음소리와, 조금 낮게 이어지는 말소리. 배너는 천천히 병실의 문을 닫았다. 병실문은 소리없이 닫혔다. 마치, 방금 세계가 하나 닫힌 것 같이 고요하게.


끗.

 

 

 

 

 

 

 

 

의사양반 세포가 앵슷요정이라니 내가 앵슷요정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