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스팁] Silly kisser 13. 12. 23
Silly kisser
토니의 머리는 물에 젖으면 한층 더 구불거린다. 볼에 달라붙어서.
그리고 스티브는 그 촉감을 좋아했다. 어린애같은 사랑스러움이 느껴진다.
물론 토니에게 그 사실을 말한적은 없지만.
토니는 현재 스티브에 관련해 딱 두가지의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첫째는 한 번도 그 속을 보지 못한 그의 스케치북들. 둘째는 토니 스타크에게조차 숨기는 그의 발목의 상처.
토니는 자신의 데스크에 다소 불량한 자세로 앉아 커피포트 앞에 서서 컵에 커피를 따르고 있는 스티브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지금 심기가 매우 좋지않았다. 찌푸린 눈썹의 곡선하며, 턱을 괴고있는 오른손에 오른쪽뺨이 거의 짜부가 되어 눈가의 주름이 뺨에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토니는 이미 닥터배너에게 전해들은 연인의 상처를 왜 그 연인의 입에서 직접 듣지를 못하고 있는지가 머리가 터질정도로 궁금했다. 토니는 그의 상처가 어느정도로 심한지도 이미 상세하게 들은 뒤였다. 하필 빌런이 두팀으로 나눠 협공하기에 캡틴 아메리카와는 다른곳으로 날아가게 된 날 스티브가 그런 상처를 입었다는 것에 못견디게 화가 났다. 그 화풀이상대를 찾지 못하는 화가 채 마르기도 전인데, 저 토니 스타크의 연인이라는 남자는 자신의 상처를 숨김으로써 더욱 토니의 화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등이 타버릴 거 같네. 토니. "
물론 토니의 그 이글거리는 시선을 눈치채지 못할 스티브가 아니었으므로, 스티브는 다소 질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토니를 바라보았다. " 커피 들겠나? " 그 어색해보이는 웃음에 화가 더욱 솟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토니는 쳇, 하고 혀를 차면서 두 손을 들어 머리에 이고는 의자의 등받이에 깊게 허리를 눌렀다. " 그래. 줘. " " ...? " 스티브는 토니의 현재의 기분이 잘 이해가 안된다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머그컵을 집어들었다. 방금 따른 커피의 따뜻한 향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두개의 머그컵은 하나는 검은색, 또 하나는 흰색이었다. 스티브는 검은색 컵쪽의 커피를 토니의 데스크에 내려놓으며 그의 기색을 살폈다. 여전히 자신에게 엄청나게 할 말이 있다는 듯 일거수일투족 눈을 떼지 않으며 쫓아오는 주제에 하고싶은 말은 끝끝내 내뱉지 않으리라는 결의가 보이는 얼굴이었다. 스티브는 토니가 왜 아침부터 자신에게 저렇게 화를 내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엄청 말하고 싶지만 끝내 말하지 않을 그 할 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하지만 저럴때의 토니는 절대로 먼저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스티브는 그렇게 삐진 토니를 다루는 법을 거의 모르고 있었다. 정말이지 지금 페퍼가 너무나 절실한데. 이럴때 스티브는 그저 토니를 내버려두는 것 외의 다른 것을 몰랐다. (그리고 그것이 토니를 더 화나게 한다는 것을 스티브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토니는 스티브가 머그컵을 내려놓기전에 그의 손목을 잡았다. 스티브는 토니를 내려다보았다. 데스크 하나를 사이에 두고 토니는 자신의 머그컵을 가볍게 쥐고있는 스티브의 굳은살이 박힌 손바닥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머그컵에 손을 놓을 타이밍을 놓친 스티브는 어색하게 허리를 굽혔다. " 토니? " 설마 화가 난 이유를 말해주려는건가? 스티브는 토니와의 관계개선의 희망이 보이는 듯해서 반색하며 웃었다. 그러나 토니는 여전히 찌푸린 인상 그대로 말이 없었다. 스티브도 곧 이끌리듯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토니의 시선이 머그컵안의 동그랗게 흐르고있는 커피를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스티브의 손바닥안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도 불분명해질 쯔음의 시간이 흘렀다.
스티브가 다시 한 번 토니를 부르려고 할 때, 토니는 단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머그컵을 잡고있는 스티브의 엄지손가락위에 쪽, 소리가 나게 키스 하였다.
" ...!! "
손가락 끝에 살풋 닿은 토니의 입술과 수염의 촉감에 당황해하는 스티브를 내버려두고, 토니는 스티브의 손을 재빨리 놓아주고는 자신의 머그컵을 집어들었다. " 땡큐. " 그리고는 언제 키스했냐는듯 무표정한 얼굴로 순식간에 의자를 한바퀴 돌려 스티브를 등지고는 커피를 홀짝대는 것이 아닌가. 스티브는 눈깜짝할새에 끝난 기습키스에 붉어진 뺨을 수습할 시간도 주지않고 외면해버린 토니의 등받이 위로 삐죽 튀어나온 그의 뒷통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대체 뭐가 뭔지.. 깊어지는 의문앞에 눈이나 두 어번 깜빡할뿐.
" 아... 그건 캡이 잘못한거예요. "
배너가 웃음끼섞인 얼굴위의 눈썹을 여덟팔자로 그으며 긴 붕대를 풀어냈다. 스티브는 의료실침대위에 앉아 다친 발목쪽 바지를 걷어붙이며 배너를 쳐다보았다. " 나? 내가 대체 뭘 잘못했지? " " 아.. 당신 진짜 모르는거 같네요. " 배너는 하하, 하고 끝끝내 웃음보가 터져 흐려지는 말의 끝을 얼버무리며 스티브의 발목의 상처위에 덧댄 거즈를 떼내었다. 상처의 경과는 아주 좋았다. 아직 붕대를 좀 더 감아둘 필요는 있었지만, 그의 경이적인 회복능력이라면 앞으로 이틀정도면 상처의 흔적도 남지않게 될 것이었다. 스티브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상처를 돌봐주는 배너의 등을 향해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이런. 스티브의 한숨소리를 들으며 배너는 안경을 치켜올렸다.
" 미리 말안한 것에 대해선 내가 사과하죠, 스티브. 내가 토니에게 말했거든요. 당신이 다쳤다는걸. "
스티브는 깜짝놀라 눈을 깜빡였다.
" 별로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그런 얘길 왜했나 배너? "
" 보고의무라는 게 있어서요. 당신이 다친걸 모르고있는 아이언맨이 캡틴 아메리카를 무리한 곳에 배치하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요. "
애초에 아이언맨이 캡틴 아메리카를 무리한 곳에 배치할 리는 없지만. (아니 그전에 캡틴 아메리카에게 무리한 곳이란 게 있기는한가. 배너는 내심 웃었다.)
" 하, 하지만 이정도, 겨우 이정도의 상처는 순식간에 나으니까 나는... "
" 순식간에 낫긴 하지만 어쨌거나 아직은 낫지 않았잖아요. 자, 다됐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그리고 어느새 스티브의 발목에 말끔하게 새붕대를 감은 배너가 떨어지는 걸 눈으로 쫓다가 스티브는 자신의 발목을 한 번 내려보고는 곧 걷은 바지를 원상복귀시켰다. 곤란해 하는 표정 그대로였다. " ...그럼 내가 다쳤다고 화가난건가? 토니는. "
" 그렇다기보다는 다친 걸 말 안해줘서 화가난거겠죠. 그는. " 배너는 안경을 벗으며 말했다. 곱슬거리는 갈색머리칼 사이로 손가락을 비집어넣고 귀뒤를 꾹꾹 누르는 그의 행동을 바라보면서, 스티브는 아랫입술을 우물우물대었다.
" 이정도는 정말 별일도 아닌데... "
" ...그게 캡의 성격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될 수 있으면 토니앞에서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 "
" ....? "
세상 누가 자신의 연인이 다쳤는데 그걸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할수가 있겠어. 그런데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의 스티브는 참. 토니도 어지간히 큰일이로군. 배너는 그렇게 생각하며 또 한숨을 내쉬었다.
토니는 오후가 되도 화가 가라앉지 않은 나머지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오히려 주인이 없는 틈을 노려 스티브 로저스의 방안으로 쳐들어갔다. 잠시 어디 좀 갔다오겠네, 이렇게 말하고 훌쩍 나가버린 스티브. 그렇게 말하고 가버리면 내가 어디가는지 모를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기라도 한건지. 토니는 그가 배너에게 상처치료를 받으러간다는 것 정도는 꿰고 있었다. 그리고 끝끝내 다 나을때까지 토니에게는 상처에 대해 말하지 않을거라는 스티브의 심중도. 제기랄 젠장. 욕지꺼리밖에 남은 게 없는 사람이 된 것처럼 연거푸 욕을 중얼이다 토니는 이 풀길없는 화를 엉뚱한데에다 쏟아붓기로 했다. 두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중 한가지를 절대 해소해주지 않을거라면, 난 그가 비밀로 하고 있는 그의 스케치북이라도 훔쳐봐야만 하겠어. 그리고 토니는 이 생각이 금방 마음에 들었다. 그의 스케치북 속을 보면 화가 풀릴 것 같다는 예감까지 들었다.
절대로 봐선 안 된다고 두 번 세 번 신신당부하며 말한 것치고, 그의 스케치북은 의외로 아주 무방비한 곳에 있었다. 꼭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토니는 스티브의 침대 한쪽 귀퉁이에 놓여져 있는 침대시트에 파묻혀 있는 스케치북을 눈을 껌뻑이며 바라보았다. 너무 쉽게 발견하니 막상 선뜻 열어보기가 어렵다. 내가 자신의 신의를 져버린 것을 그가 알게된다면 어떻게 반응할지도 솔직히 좀 무섭고. 그러다가 곧 토니는 그런 생각을 한쪽 구석에 완전히 밀어버렸다. 스티브를 향한 화가 현재 토니의 원동력 그자체였다. 그런 사람과의 약속따위 이제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애초에 날 화나게 만들질 말던가. 무엇보다 들키지 않으면 되는 거 아냐!? 흥!! 그가 돌아오기 전에 잽싸게 보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의 방에서 나오면 되는거라고. 자비스에게 입단속만 시키면 끝이다. 토니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스티브의 침대께에서 허리를 숙이고 스케치북을 펼쳤다.
그리고 토니 스타크는, 후회했다.
자신의 행동을.
스티브는 돌아오는 길에 치즈버거와 슈와마를 테이크아웃했다. 토니가 좋아하는 것들을 같이 저녁으로 먹으며 비위를 좀 맞추면 화를 풀어주려나 싶어서였다. 누군가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솔직히 스티브의 자신분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연인사이라는 것은 노력이라는 단어와 이콜이 돼기도 하니까. 그런데 집에 돌아와보니, 토니가 기분이 아주 좋은 것이 아닌가. 토니는 음악을 큰소리로 틀어놓고 마구 따라부르며 신나게 일을 하고 있었다. 때때로 춤을 추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스티브가 돌아온 것을 보자마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화알짝 웃으며 " 달링, 어서와! 기다렸어! 왜이렇게 늦었어? " 라고 외치며 두 팔 벌려 스티브를 꽈악 껴안는 것이 아닌가. 스티브는 자기가 화를 풀어주려고 했던 계획이 헛되이 무산된 것에 황망해서 그런지 머리회전이 안 되어 당장의 상황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떠듬떠듬 " 어 다, 다녀왔네..." 라고 인사하고는 간신히 자기가 들고있던 음식들을 토니에게 보여주는 것이 그의 한계였다. 그러나 토니는 스티브가 그러거나 말거나 방방 뛰어다녔다. " 와우 치즈버거! 슈와마에 콜라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만 잔뜩 사왔네? 왜이렇게 이쁜짓을 다 하구 난리야? 안그래도 이쁜데! " 그러고는 연신 스티브의 입술주변을 쪽쪽거리기까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만한 간격으로 얼굴 전신에 쏟아지는 토니의 버드키스에 얼굴을 붉히며 스티브는 두 손을 마구 휘젖었다. " 그 그만, 그만 그만하게 토니! " " 이뻐이뻐. " 그러나 그뒤에도 방긋방긋 웃는 토니의 키스가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토니가 키스를 멈추고 나서야 상황파악이 되기 시작하는 스티브. 원인은 여전히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스티브에게 음식을 뺏아들고 마구 신나서 노래를 부르며 안으로 들어가는 토니를 바라보니 뭔가 기분을 풀어주려는 노력은 안해도 될 것 같긴하다...? 왜냐면 벌써 기분이 다 풀렸으니까...? (오히려 약간 정신줄이 없기까지하다.) 미약한 찝찝함이 남아있긴 했지만 어쨌거나 스티브는 토니가 완전히 기분이 풀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 저기, 토니. " 용기백배하여 스티브는 토니를 불렀고 토니는 " 응? " 음식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돌려 스티브를 바라보았다. 스티브는 또 다른 물건이 담긴 봉지를 들고 있었다. 약간 머쓱한 듯 얼굴을 붉히며 웃고있는 스티브. 이제와 이런 말하기가 민망하였다.
" 그리고 저기... 혹시 괜찮으면, 음. 사실은 내가 전번 전투에서 아주 약간, 아주 약간이지만 좀 다친 부분이 있어서 말인데, 정말 별 것도 아닌 상처이긴 하네만, 음... 혹시 괜찮으면 자네가 좀 봐줬으면 하고 말야. "
" ...... "
" 아니 진짜로 별 거 아닌 상처일세, 정말 금방 나을 거 같아서 말이야. 딱히 숨긴 것도 아니고 정말 말할 필요성을 못느꼈던거거든, 그 왜, 자네 내가 발목이 아파보인다거나 다리를 전다던가 하는 모습 한 번도 본적 없잖나. 그런 데미지도 일체없고... "
말을 시작하다보니 점점 변명조가 되어서 스티브는 땀을 뻘뻘 흘렸다. 필사적으로 말하고는 있지만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자기도 모를 지경이었다. 토니가 모처럼 기분이 좋은데 자기가 주절주절 말해서 괜히 기분 상하게 만드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말의 끝맺음을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떠듬떠듬 말을 계속 잇고 있으려니, 토니가 또 풋하고 웃었다. 아 역시 웃는건가. 스티브는 토니가 웃는 타이밍에 맞춰 말을 마무리하지 않고 그저 입을 다물었다. 코끝이 새빨개져서 화끈거려왔다. 이거야 완전 실패로군. 스티브는 주먹을 쥔 손을 들어 코끝을 가렸다. 헛흠.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헛기침. 토니는 스티브에게 다시 다가와 그의 귓바퀴 너머의 머리카락 어딘가에 쪽하고 소리내어 키스했다. 머리카락을 흔들며 그사이사이로 스며드는 토니의 숨결이 따뜻하게 피부속으로 녹아왔다. " 그래, 알았어. 내가 붕대 갈아줄게. 스티브. " " ...고맙네. " 화끈거림이 번져서 눈주변까지 열기로 흐릿해졌다. 스티브는 긴 속눈썹을 아래로 깔며 다시금 쏟아지는 토니의 키스에 얌전히 고개를 숙였다.
스티브를 소파에 앉히고 토니는 스티브의 바지를 쓸어올렸다. 손끝이 부드럽고 상냥하였다. 여전히 붉은끼의 얼굴로 스티브는 입을 다문채 자신의 다리앞에 편하게 앉아 자신의 발목을 보고 있는 토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토니는 발목 위 상처를 감싸고 있는 붕대를 거의 아무 느낌도 나지 않을 정도로 풀어내고는 능숙한 솜씨로 거즈를 갈았다. 스티브는 토니의 숨이 상처 위에 닿는 것을 느끼며 숨을 길게 내뱉었다. 간지러워. 입술안으로만 속삭이는 소리를 또 어떻게 들었는가, 토니의 웃는 소리가 들렸다. 스티브는 밀려오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쑥쓰러움에 손을 들어 또 코끝을 매만졌다. 토니의 동그란 머리가 스티브의 눈 한쪽에 계속 어른거렸다. 토니의 머리카락이 다소 흐트러져 가마선을 거의 뒤덮고, 단지 이마 아래로 내려오는 머리카락만이 곱슬거리고 있었다. 스티브는 가만히 손을 뻗어 토니의 앞머리칼을 매만졌다. 손끝에 닿은 갈색의 머리칼은 약간 차갑고 부드러웠으며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앞머리칼을 결따라 쓸어내리며 매만지는 스티브의 손가락에 공기가 닿을때 같은 간지러움을 느끼며 토니가 아주 조금 고개를 들었다. 스티브의 손가락이 무방비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토니는 스티브의 손톱끝이 닿을때마다 또 키스를 하였다.
" 내 머리카락을 좋아하지? 스티비. "
" ...... "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앞머리를 다시 한 번 매만지는 것으로 말을 대신했다. 토니는 눈가를 가느다랗게 하며 웃었다. 스티브 귀엽네. 하지만 말로 내뱉으면 도망갈 것 같아서 그냥 또 손가락 끝에 키스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스티브의 손을 붙잡고 그 손바닥에도 키스해야지. 그 사랑스러운 감촉에. 토니는 스티브의 스케치북 안에 가득 들어있던 자신의 스케치를 떠올리며, 또 스티브에게 키스했다. 그 입술에 다시 한 번, 이번에도 역시나 서두르지 않는 깊고 부드러운 키스를.
- done
+ 세포가 좋아하는 달달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