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솔저 무비 이후, 토니스팁
포츠 페퍼는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뛰어지났다. 지나치는 모든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빠르게 달리는 페퍼를 한번씩 뒤돌아보았는데, 페퍼는 그들의 시선에 마주하며 웃음지어보이는 시간까지도 아까울 지경이었다. 사람들의 눈이 없다면 하이힐을 양손에 하나씩 쥐고 뛰었을텐데. 페퍼는 이를 악물고 스타크타워의 ceo실의 문을 열었다. 노크도 그 비슷한 모든 것들도 다 생략하고. 페퍼는 정신없이 사장실 데스크에 앉아있는 토니 스타크의 뒷모습을 향해 외침을 내던졌다. 목소리가 다소 갈라지며 공기를 흐트렸다. "토니! 인터넷 봤어요!?"
"......"
양복의 자켓을 사무실 바닥 아무곳에나 내던지고 흰셔츠의 양소매를 거칠게 쓸어올린 채의, 토니 스타크의 뒷모습은, 침묵하고 있었다. 페퍼는 단숨에 뛰어온 여파로 숨을 고르면서 얼굴에 달라붙은 금발을 손가락으로 떼어냈다. 토니 스타크 주변으로 가득 떠오른 인터넷 화면창은 하나가 켜지기 무섭게 또 하나가 꺼지고, 그렇게 창수의 일정한 양을 반복하면서도 새로운 인터넷 정보를 올리고 있었다. 페퍼는 쉴새없이 고개를 움직이며 그 모든 정보를 스캐닝하는 토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내, 침묵했다. 당연하지. 누군가가 알려줘서야 현재의 정보를 알게되는 토니 스타크라면, 그건 토니 스타크가 아니니까. 페퍼는 숨소리도 낮추면서 토니가 바닥에 떨군 양복 자켓과 넥타이를 집어들어 자신의 왼팔위에 정리하였다.
토니의 오른손과 왼손이 쉴새없이 다음 정보를, 또 다음의 정보를 찾아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S.H.I.E.L.D.에 관한 모든 것이 정보의 바다에 한꺼번에 풀리고 겨우 한시간 하고 이십분정도가 흘렀다. 겨우 그시간정도가 흘렀을 뿐이지만, 그러나 이제 그 정보가 풀리기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었다. 전세계가 한시간 이십분 이전의 모습으로는 두 번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되었으니까, 영원히. 토니 스타크는 S.H.I.E.L.D.의 탄생, S.H.I.E.L.D.의 변질, S.H.I.E.L.D.와 하이드라의 정보를 뒤지고 또 뒤지고, 또 뒤졌다. 토니 스타크가 알고싶은 것은 그저 하나 뿐이었다. 캡틴 아메리카의 현재 상황. 토니 스타크의 개인 스마트폰이 산산조각 나 바닥에 그 잔해가 떨구어져 있었는데, 그것은 약 삼십분 전에 전화를 걸다걸다 기어코 상대가 받지않는 것에 신경질을 주체하지 못한 토니가 집어던져버리고 난 것에 대한 결과의 모습이었다. 아무도 그의 전화를 받지않았다. 닉 퓨리도, 나타사 르마노프도, 그도. 토니는 계속 그에게 반복하여 전화를 걸었다. 정보의 바다속을 파고들고 또 파고들어서, 그가 맨하탄의 어느 고속도로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한 무슨 남자와 싸우고 있는 것을 cctv로 확인했고, 그 화질이 전혀 좋지 않은 영상을 보면서 토니의 초조함은 거의 극에 달하고 있었다. 전화를 받아. 받으라고. 토니 스타크는 스티브 로저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설명했던 그 날의 일을 떠올렸다. 전화가 울리면, 손가락을 들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렇게 딱. 자, 해봐. 그는 어색하게 손보다 훨씬 작은 핸드폰을 들고 토니가 일부러 천천히 한 행동을 그대로 따라했었다. 전화가 울리면, 손가락을 들고, 오른쪽으로, 이렇게 딱. 그뒤에도 계속 그 속도로 반복하기에 킥, 하고 웃었었지. 아 이 노친네가. 더 빨리해도 돼 이 캡시클아. cctv의 화면이 끊기는 것과 동시에 아무도 받지않는 토니 스타크의 스마트폰은 대리석 바닥과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어떻게 해야돼지.
아아, 어떻게 하면.
토니 스타크는 거의 입술에 피멍이 맺힐정도로 그를 깨물으며 더욱더 정보를 파고들었다. 토니 스타크만이 열 수 있는 곳, 토니 스타크만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은밀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자비스의 몇 번의 경고와 붉은 알람을 전부 무시하고, 토니는 자비스를 이용하여 국가의 기밀실을, FBI의, 빌런단체의, 전세계의 인프라망의, 그 모든 것에 전부 액세스하였다. "토니! 너무 위험한 짓은 하지 말아요!" 페퍼의 경고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페퍼의 한숨소리도. 그리고 모든 것의 스캔을 끝으로, 토니 스타크는 '윈터솔저'의 정보에 도달하였다.
"...제길."
토니 스타크는 그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무도 감당하지 못할 슬픔속에 파묻혀 있을 그를.
토니 스타크는 브루클린의 그의 아파트로 날아왔다. 이때까지 생체정보가 전혀 없다가, 오늘밤이 되자 갑자기 두명의 생명의 반응이 있었던 것이다. 아이언맨 수트의 어깨에서 거의 연기가 날 정도로 아이언맨은 그 어느때보다도 가장 속력을 높였다. 그리고 도착한 브루클린의 아파트 위에는, 처음보는 남자가 있었다. 검은색 피부의. 토니는 그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었다. "팔콘." 아이언맨의 갑작스런 등장에 조금 놀랐지만, 샘은 해머를 벗어 얼굴을 보이는 그의 출현에 큰 의외성을 느끼지는 않고 있었다. 아파트로 돌아가 '여행'에 필요한 준비를 가볍게 하지. 그리고 아마 그 아파트에 가면 아이언맨이 올거야. 캡틴이 그렇게 말했었거든. 아파트 옥상에서 망을 보고 있던 샘이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이언맨."
"그는 어디있지?"
"본인의 방에. 아마 짐을 꾸리고 있을거야. 우린 바쁘게... 저... 그, 바쁘게, 그러니까."
캡틴 아메리카와 함께, 윈터솔저의 뒤를 쫓기위해 맨하탄을 떠난다. 이 사실을 아이언맨에게 말해도 좋을지 순간 판단이 서지않아 샘은 말을 더듬었다. 아이언맨은 수트를 벗으면서 아래로 이어지는 옥상의 계단으로 내려갔다. 그러면서 피식, 하고 웃었다. 너무 그렇게 날 경계하지 않아도 되잖아?
"이래뵈도 내가 제1대 캡틴 아메리카의 날개역이니까."
아 귀찮음 지금부터는 그냥 빨리빨리 하겠음 하여간 그래서 토니가 아파트의 그의 방에 갔더니 캡틴은 배낭에 필요한 물건들만 몇개 싸고 있는 중이었어 토니가 캡틴이 열어놓은 창문에서 들어왔을때는 그냥 피식, 하고 웃을뿐이었지. 옥상에 요란하게 도착한 아이언맨의 수트기동소리를 캡틴이 듣지 않았을리가 없고, 그래서 캡틴은 일부러 그가 들어오기 쉽게끔 창문을 열어두었던 거야. 토니는 침대위에 올려둔 배낭속으로 여러개의 물건을 간단하게 싸는 캡틴을 무표정하게 바라보았어. 그리고 약간 헝클어져버린 자신의 갈색 머리칼을 양손으로 쓸어넘겼지. 캡틴은 토니를 돌아보지도 않고 "토니."그를 불렀어. 토니는 약간 눈을 깜빡였지. "캡틴."
"올줄알았네."
"나도 네가 나 기다리고 있었을거란거 알고 있었어. 달링."
"하하. 맞아. 기다렸네. 할 말이 좀 있어서. 너도 알겠지만 일이 꽤 커져서..."
"난 핼리캐리어에 기술력 좀 살짝 올려준 죄밖에 없는데. 르마노프 요원같은 청문회는 안할거야."
"내가 자네 상대로 그런 걸 할리가 있나."
"이거해라 저거해라 뒷수습하게 떠넘기는 것도 싫어. 누구 뒤닦는 거 정말 취향아니거든."
"어라. 마음을 읽혔군. 이거 큰일인걸..."
그러고 허허, 하고 웃는 캡틴의 옆모습을 토니는 그냥 가만히 쳐다보았어 캡틴은 뭔가 분주한 듯 이것저것 담고 있었는데 옆모습이 의외로 평범해보였던 거야. 토니는 눈으로 캡틴을 쫓으며 조금씩 그에게 다가가면서 캡틴 몰래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어.
다행이다.
상처받은 것 같지 않아.
평범해 보여.
일단 외관상이나마. 토니는 윈터솔저의 정체를 담은 파일을 머릿속에서 계속 넘기며 캡틴의 눈치를 살폈어 그가 너무 슬퍼서 무너져 있으면 어떡하지, 하고 토니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그가 절망에 빠져있을 때 자기가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토니는 알 수가 없었던거야 내내, 아파트로 날아오는 내내 그생각만 했는데에도 정말이지, 이렇게 답이 나오지 않을수가. 답을 도출해내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캡틴의 어깨를 짚고 위로를 해? 와 무슨 위로의 문구를 내뱉는 토니 스타크는 진짜 상상을 할 수가 없다. 그가 윈터솔저를 찾으러 떠나는 것정도는 예상했던 문제인데, 그가 세계 어디에 있든 토니 스타크는 그를 찾을 자신이 있었고 그래서 그가 떠나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었고, ...그렇다면 그를 따라가버려? 아니아니, 그것도 토니 스타크의 캐릭터는 아니야. 그럼 대체 뭘 해야한단 말야 나는? 그에게 뭘 해줘야하냐고.
토니 스타크는 그저 더 이상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그 순간에, 캡틴의 등을 향해 말을 던졌어.
"캡틴. 키스해도 돼?"
"......"
"키스해줘. 키스해주고 가."
"......"
그때였어.
꼭 그 토니 스타크의 말이 단추를 누른 것처럼.
그 말이 계기가 되어 스티브 로저스의 눈에 눈물이 봇물처럼 흘러내리기 시작했지.
"! 스티브!"
"아, 이런. 아니, 이건 아니야. 그게 아니라..."
"쳇,"
토니는 거의 달려가다시피하여 스티브의 얼굴을 끌어안았어.
두 손에 힘을 꽈악 주고 스티브의 머리를 가슴에 품었지.
허리가 거의 꺾여 토니의 가슴에 폭 파묻힌 스티브는 한동안 숨을 멈췄어.
그러다가 천천히 가느다랗게 오열을 시작했어. 토니의 품안에서.
이런 젠장. 토니는 중얼거렸어. 그가 울지 않기를 바란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내가 울려버리고 말다니! 실수했어. 토니는 이를 뿌득 갈며 더욱 캡틴을 끌어안았다. 제길. 울지 마. 울지 말아줘. 제발.
"흐으으으..토니...버키가, 버키...."
"......"
젠장.
바보다.
나같은 바보가 또 있을까.
"....울지 마. 스티브..."
오열하는 스티브의 목덜미에 입을 묻어
겨우 쥐어짜듯하여 간신히, 그 말만을 중얼거릴 수 있었다. 토니는.
- done
작년에 막 캡틴아메리카 2 윈터솔저 개봉했을 때 스포용트위터에 풀어놨던 썰 ㅋㅋㅋㅋ 까먹고 있었다 이제야 옮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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