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스타크의 오른쪽 귓불의 제법 아래에는 아직 그 흔적이 남아있다. 피어싱을 위해 구멍을 뚫은 흔적. 이미 오래전부터 토니는 더 이상 피어싱을 하지 않고있지만 그래도 한때 뚫었던 피어싱의 흔적은 쉽게 사라져주질 않았다. 귀의 안쪽에는 이미 새살이 돋아 구멍의 길이 막혀있을 것 같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손으로 매만지면 아직 구멍길의 느낌이 손에 날만큼의 자국이었다. 스티브는 그 감각을 좋아했다. 섹스를 끝내고 나른함에 휩싸인 스티브의 뺨을 천천히 쓰다듬다가, 토니는 늘 눈을 지그시 내리깔며 스티브에게 키스를 했다. 혀를 밀어넣어 색정의 감각을 깨우는 키스가 아니라 이미 젖어있는 스티브의 입술위를 자신의 입술로 꾸욱 누르는 가벼운 키스다. 필로우토크나 다름없는 그런. 그런 키스를 할때에 토니는 섹스하는 동안과는 다르게 늘, 먼저 눈을 감는다. 아직 여운에 젖어 초점이 흐릿한 와중에도 그때가 바로 스티브가 가장 가까이에서 토니의 결좋은 속눈썹을 볼 수 있는 때이기에, 스티브는 오히려 그때의 키스를 받으면서는 눈을 감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스티브는 토니의 귓불에 아직 남아있는 그 피어싱 자국을 좋아했다. 토니의 귓불을 만지면 손에 느껴지는 그 감각이, 스티브로 하여금 자기가 모르는 토니 스타크를 사랑스러워하는 기분을 실감하게 했다. 스티브는 자기가 모르는 과거의 토니 스타크를 느끼며, 자신이 지금 토니 스타크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를 실감하고 있는 것이었다. 토니는 아마
모를 것이다. 왜 스티브가 자신의 귓불을 만지는지를. 그저 귓불이 가지고 있는 얇고 부드러운 감촉을 좋아한다고 어설프게나마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침대에 누워 숨을 고르는 스티브의 뺨을 스티브의 상체위에서 쓸어내리다 토니가 키스하자, 오늘도 어김없이 스티브가 손을 뻗어 토니의 귓불을 손끝으로 매만졌다. 토니의 귓불 뒤쪽은 앞쪽보다 더 구멍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스티브의 토니의 귓불을 매만지는 손은 토니의 귓불만큼이나 부드러웠다. 토니가 키스를 쪽쪽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을 감은 건 어쩌면 스티브의 그 부드러운 손길때문일지도 모른다. 저절로 눈이 감겨서. 토니는 몇 번 반복적으로 스티브의 입술위를 자신의 입술로 겹쳤다 떼냈다를 하며 입술이 부딪힐때마다 나는 쪽쪽소리를 즐겼다. 스티브의 눈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귀여워. 이맛살을 잔뜩 찌푸리며 섹스의 파도같은 격렬을 견뎌낼때에도 한없이 귀여워, 그때의 스티브도 단 한순간도 놓치기 싫지만, 이렇게 여운에 빠져 때로 눈꺼풀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침대아래에 깊이 잠겨있는 스티브의 모습도, 조금도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토니는 자신의 눈깜빡임의 횟수를 원망했다. 단 한순간 밀려오는 눈꺼풀 안쪽의 암흑의 세계가 자기 앞의 스티브 로저스의 모습을 빼앗아가는 것이 화가 났다. 이런 얼굴, 이런 표정을 짓고있는 스티브 로저스가 지금 자기 앞에 있다는 건, 그야말로 기적인 건데. 나에게서 뺏어가지 말아줘. 그 무엇도 지금의 이 공간을 나에게서 뺏어가지 말아줘. "평생 여기 있고싶어." 토니의 입술안으로만 속살이는 이 말은 그렇게 가까이에 있는 스티브에게까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작았다. 늘 그와의 섹스를 끝내고나서 그렇게 중얼이건만, 이제는 토니의 습관아닌 습관이 되어버렸건만, 그 마음은 토니외에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스티브조차도. 그리고 토니는 아마
그냥 좀 부끄러운 거겠지.
그저 조금.
너하나만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자기도 모르는 새에 마음이 너무 깊어져버려서, 한번씩 자각할때마다 얼굴이 붉어지고 식은땀이 나고, 뭐 그런거란거다. "...토니?" 토니가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토니의 숨결이 두사람 사이의 공기를 흔들었다는 것은 민감하게 느낀 스티브가 토니를 바라보며 그를 불렀다. 토니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어보였다. 그리고 스티브의 붉어진 콧잔등에 입술을 모아 키스하면서 자신의 귓불을 매만지는 스티브의 손등위로 자신의 손등을 겹쳤다. 스티브의 몸은 여전히 뜨거웠다. 섹스를 견디느라 뜨거워진 몸위로 그의 체향이 배인 땀방울들이 구르고 있었다. "사랑해." 그리고 물론, 토니는 촌스럽게 스티브를 향해 오늘도 내 귓불을 만지는거야? 같은 소리는 하지 않았다. 침대위에서 상대방의 행동의 이유를 묻는 것만큼이나 어이없는게 있을까. 전부 마음이 넘쳐서 나오는 행동인건데. 그래서 토니는 스티브에게 자기가 하고싶은 걸 하고, 스티브가 자기에게 하고싶어하는 걸 말리지 않는다. 메이크러브란 건 그런거잖아. "언제나 늘 멋져. 나의 캡틴." 토니는 그렇게 속삭이며 스티브의 이마에 또 쪽소리를 반복했다. 스티브는 토니가 그런말을 할때면 늘 보이는 태도를 오늘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토니의 어리광피우는 듯 달콤하게 내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릴때의 그 참을 수 없는 로맨틱함을, 스티브는 정말이지 견뎌낼 수가 없었다. 얼굴을 붉히지않고는. "...제발 그런 말 좀 하지말라고 했잖아. 정말 날 죽일셈이로군, 넌." 그렇게 새빨간 얼굴을 하고, 귓불도 이렇게 붉게 물들이고. 그런 말을 하면, 토니는 다시금 가슴이 뛴다. 아까 실컷 그의 몸위에서 호흡하던 것들을 전부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이렇게 처음부터 너의 몸위에 올라타고 키스를 퍼붓고 싶어지게 된다. "...너야말로 그렇게 날 부추기지 말라고했잖아." 토니는 그렇게 말하며 스티브가 하는 것처럼 자기도 손을 뻗어 스티브의 귓불을 매만졌다. 그리고 그걸로 성이 안차는지, 불쑥 스티브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갖다대 혀에 힘을 주지않고 말랑하게 한 형태 그대로 스티브의 귓불을 쭈욱 핥았다.
"읏..." 스티브는 귀가 약하다. 토니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 "토, 토니..." 스티브는 모든 감각이 예민해져 귓불끝에 몰리는 것을 느끼며 눈을 꼬옥 감았다. 목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오싹함은 매번 참을 수가 없어 결국 스티브로 하여금 몸을 비틀게했다. 하지만 토니는 떨어지지 않았고 더욱 스티브의 귀의 모양을 따라 혀를 갖다댔다. 귓가에서 혀가 질척이는 소리를 내는 것이 울려퍼졌다. "흐으..." 스티브는 어깨를 떨며 손을 뻗어 토니의 어깨나 어딘가, 하여간 잡히는대로 손바닥을 갖다대어 토니를 밀어내었다. 토니가 스티브의 양손목을 잡았다. 스티브는 힘이 세지만, 물론 토니보다 훨씬, 하지만 이럴때의 스티브는 거의 어린양과도 같았다. 다리나 손이나 할 것없이 금방이라도 꺾일 것처럼 후들대며 휘청이는. "앗..!" 토니가 일부러 타액을 잔뜩묻혀 힘을 준 혀가 귓구멍 안쪽으로 쑤욱 들어왔을 때, 스티브의 상체가 침대위에서 크게 꺾였다. 토니는 스티브의 양손목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눈을 내려 스티브의 벗은 상체를 바라보았다. 스티브의 어깨위에 있던 이불이 크게 출렁여 스티브의 배위에서 춤추듯 흘러내렸다. 스티브의 상체가 드러나자마자 더욱 스티브의 진한 향기가 퍼졌다. 토니는 스티브의 쇄골을 잘근잘근 씹었다.
"토니, 그만..." 그 눈은?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다음을? 아니면 정말로 그만두길 바라는 건가. 어느쪽이야, 스티브? 어서 확실히 해줘. 지금 당장 말리지 않으면 나 정말 못참을 거 같으니까. "스티브..." ...아니야, 역시 말리지마. 이제와 날 말려도 소용없어. 그러니 말리지 말고, 아아 그냥 나한테 말려줘. 토니의 눈동자가 정욕으로 이글거렸다. 토니의 눈빛이 뜻하는 바를 스티브도 금방 눈치챘고, 그것이 또한 스티브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내, 내일도 일찍부터 일..." 당황하며 말을 더듬는 스티브는 너무 귀여웠다. 토니는 슬쩍 뺨을 붉히며 스티브에게 넋을 놓았다.
"스티브."
"......"
그래. 내일도 어제나 그제와 다름없이 일찍부터 일이 있지. 당신도 일, 나도 일. 그건 지구를 구하는 일이기도 하고, 때론 그냥 옆집사람을 구하는 일이기도 하고, 때론 아무도 구할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스티브, 지금은 나를 구해줘. 지금은 나만 구해줘. "스티브. 날 도와줘." 일부러 젖은 숨소리를 흘리며 토니는 그렇게 말하고서, 이미 반쯤 단단해진 자신의 하반신을 스티브의 맨다리위에 대고 비볐다. "...! 읏..." 스티브의 하얀 살결위로 금방 붉은 물결이 차올랐다. 스티브의 파란 눈동자가 일렁거린다. 긴장에 눈가가 촉촉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귀여워. 그리고 토니는 침대위에서 스티브의 눈가가 촉촉해지면, 이것은 그도 바라고 있는 거란 무언의 대답으로 여기기로 했었다. 아주 처음 스티브가 침대위에서 눈물에 젖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자신의 어깨를 꽈악 끌어안아 올 때부터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었다. 토니는 다시 한 번 스티브의 벗은 허벅지 위에 자신의 반쯤 선 물건을 비볐다. 스티브의 다리는 탄탄하고 부드럽고, 근육이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질정도로 생생했다. 토니의 발기한 음경도 그만큼 스티브에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속옷 한 장 가지고는 아무 방어도 되지 않을 정도로.
"스티브. 여기에 키스해도 될까?"
"으으..."
스티브는 토니의 말에 대답대신 신음을 흘리고야 말았다. 토니는 그 신음이 꼭 지금 당장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싶어하는 스티브의 심정을 담고있다는 것을 바로 눈치챘고. 토니는 웃는 입가를 그대로 유지한 채 스티브의 양가슴 사이에 키스를 했다. 쭈욱, 살 표면을 가볍게 빨아들이는 토니 스타크의 입술. 스티브의 하얀 가슴사이에 바로 진한 내출혈이 일어나, 토니는 또 한 번 스티브의 가슴위에 키스마크를 남겼다. 오래가게 하고싶었다. 토니는 스티브의 어딘가에 키스마크를 남길때마다 늘 그런 생각을 했다. "여기도 해도?" 토니는 그리고 입술끝만을 살짝, 스티브의 유두 끝에 갖다대었다. 거의 닿지 않고있음에도 이미 가슴끝이 감각에 예민해져서, 그저 공기만 흔들리는 감촉에도 신경이 반응하고야 말았다. 스티브의 유두는 어느새 바짝서서 토니 스타크의 바짝 다가온 눈동자 끝에 걸려 있었다. 스티브는 결국 콧잔등을 잔뜩 찌푸리며 눈을 꼬옥 감고야 말았다. "...팔 풀어주게." "응." 토니는 순순이 팔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꽈악 감은 여파인가 어느새 눈꼬리게 눈물이 맺혀있는 스티브,
그리고, 토니에게로 뻗어오는 스티브의 두 손.
스티브의 두 손이 토니의 목너머에서 양쪽으로 교차되어갔다. 그리고 토니의 목을 압박해오는 스티브의 힘의 무게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이 허락의 무게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고마워." "......" 토니의 말에 감전된 것처럼 스티브가 어깨를 떨었다. 안겨온 스티브의 몸은 아주 부드럽고 따뜻했다. "기뻐." 토니는 스티브의 맞닿은 뺨에 자신의 뺨을 부벼대며 스티브의 젖은 등을 껴안았다. 토니의 손바닥이 스티브의 등위에서 미끌렸다. 그리고 둘은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혀와 혀과 맞부딪히는, 서로의 몸이 지금보다 더 뜨거워지는 것을 기다리는 달굼질같은 키스였다.
- done
쪽쪽쪽쪽 쪽쪽쪽~~~~~
달달한 키스가 너무 좋습니다.
둘이 보들보들 달달하게 붙어있는 게 넘 보고싶어서 썼어요. 역시 붙어있기엔 침대위가 제격인듯..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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