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ch Ado About Nothing

 

+ 스티브 여체화 주의

+ 딸기프림님께 스티브 여체화 그림선물 받았어요~ 꺄웅 >ㅁ< 사랑스런 내스티브

 

 

 

 

 

 

스티브는 이번에 완전히 짧게 자른 숏컷의 끝이 뺨에 닿는 것을 손으로 쓸어넘기며 S.H.I.E.L.D.의 항공모함을 올려다보았다. 다양한 크기의 프로펠러가 돌아가면서 일으키는 바람에 머리가 아무렇게나 흩날렸다. 스티브는 짧게 자르면 자르는대로 귀찮아지는 머리칼을 고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떠올리고 있었다. 일단 지금 당장은 두 손을 이용해 쓸어올리는 수밖에는 없지만.

 

 스타크타워를 거점으로 삼은 후 S.H.I.E.L.D. 의 항공모함에는 거의 올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오늘 스티브는 오랜만에 항공모함에 왔다. 콜슨이 제작한 새유니폼의 시범착용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스티브는 크게 문제가 없는한 유니폼을 새것으로 바꿀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지만, 말하자면 이것은 콜슨의 취미생활에 가까웠고, (심지어 캡틴 아메리카의 새유니폼은 콜슨의 자비를 들여 제작된다.) 스티브는 좋은친구인 콜슨의 즐거움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래서 종종 콜슨이 전화를 하면 스티브도 귀찮아하는 기색없이 기꺼이 그가 부르는 곳으로 시간을 내어 와주었다. 콜슨이 항공모함의 머리부분에까지 나와 스티브를 마중하였다.

 

 " 사실은 오늘 미스터 스타크가 와있어요. 저도 그가 오는 줄 몰랐는데. 놀랐죠? " 간단한 인사를 마친 후 스티브와 악수한 손을 음미하는 것처럼 두손을 마주잡고는 스티브보다 조금 뒤에서 그녀를 보좌하듯 걸으며 콜슨이 약간 달뜬 얼굴로 말을 걸었다. 스티브는 살짝 뒤로 걷는 콜슨을 바라보기 위해 둥그렇고 고운 어깨를 살짝 뒤로 틀어야만 했다. " 토니가? 그사람이 왠일로. " " 스티브의 새유니폼을 구경하려는 게 아닐까요? " 스티브는 짐짓 심각하게 콜슨을 바라보았다. " 토니는 그런거에 신경쓰는 사람 아니잖은가. 혹시 나모르는 S.H.I.E.L.D.와의 무슨 일이라도.. " " 아, 스티브. 여기예요. 이방에서 갈아입어주시면 됩니다. " 괜히 말꺼냈다 싶은 콜슨이 냅다 자기가 준비한 방의 문을 열면서 스티브를 에스코트했다. 콜슨은 스티브가 자기가 새로만든 유니폼에만 집중해주길 바랬던 것이다. 스티브는 여전히 의아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콜슨이 안내한 방으로 순순히 들어갔다. " 그럼 저는 밖에서 기다릴게요. " 콜슨의 목소리의 끝자락을 잡으며 닫히는 방문. 스티브는 말끔한 소파 앞 키낮은 테이블에 잘 개어져 있는 유니폼을 손으로 집어올리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섬세하게도 유니폼에 브라가 부착되어 있는 형이었다. 콜슨답군. 스티브는 유니폼을 내려놓고 오늘 입고 온 자켓을 벗기 시작했다. 토니가 왜온걸까? 생각하면서.

 

 " 어깨같은 부분은 아주 편하군. 신축성이 확실히 다른걸. "

 

 어깨부분의 신축성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왼팔을 빙빙 돌리며 걸으면서 스티브가 착용감을 궁금해하는 콜슨에게 그렇게 얘기했다. 갈빛에 가까운 금발이 약간 흐트러진 앞머리가 팔을 돌리는 여파로 좌우로 흔들렸다. " 캡틴 아메리카의 성조기를 강조하는 고유의 색배합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디자인 자체가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신축성은 더욱 높여봤습니다. 그래서 기동성이 뛰어나지긴 했습니다만, 대신에 보호장비로써는 부족하죠. 좀 얇아졌거든요. " " 그거야 방탄조끼같은 걸로 해결하면 되지않나. " " 모처럼 높아진 기동성인데 방탄조끼같은 걸 착용하면 도로아미타불일 것도 같구요. "

 

 확실히 그렇군. 조근조근 설명하는 콜슨의 말에 귀기울이며 스티브는 방금까지 돌리던 왼팔의 어깨위에 오른팔을 올려놓은 포즈 그대로 팔목끝까지 감싸고 있는 타이트한 유니폼을 바라보았다. 그렇다고쳐도 스티브는 이번 유니폼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이전유니폼보다 가벼웠고, 몸에 딱 달라붙지만 신축성이 높아 덜 불편했던 것이다. 스티브는 문득 눈을 내려 불룩 튀어나온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가슴에 가리워져 배나 발끝같은 곳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배에서부터 가슴골사이를 지나는 커다란 별모양이 가슴에 이르러서는 사정없이 늘어나 있었다. 스티브는 손을 들어 자신의 배를 매만졌다. 더욱 타이트하게 배를 조이는 탓에 가슴이 괜히 더 커보였다. 타이트한 유니폼이 가슴을 있는대로 앞으로 모이게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 스티브 로저스는 원래가 타고난 글래머였지만.

 

 스티브는 두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아래를 받치고는 그대로 가슴을 위로 올렸다. 두손이 가슴아래를 감싸 묵직하게 두 가슴을 위로 들어올려, 그녀의 가슴이 조금 출렁였다. " 이거만 좀 어떻게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 가슴이 큰 것이 불만이었다, 예전부터. 스티브 로저스는. 70년전의 유니폼들은 지금만큼 기술이 뛰어나지 않아 조금만 뛰어다니거나 하면 가슴이 마구 흔들려서 아주 불편했었다. 지금의 좋은 기술 덕분에 유니폼에 부착된 브라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이 운동을 하지 않게 막아주어 움직일때마다 양옆으로 흔들리는 일은 더 이상 없지만, 타이트함이 강조될수록 가슴은 동그랗게 모아져 실제보다 더 커보이기 일쑤였던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도 스티브는 때로 자신의 몸이 둔한느낌을 주는 것이 이 가슴때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 허업! " 스티브의 뒤를 따라가던 콜슨이 기염을 토하며 재빨리 고개를 돌리면서 한 손을 들어 눈앞을 가렸다. 그리고 떠듬거리며 외쳤다. " 캐, 캡틴! 밖에서 그런 포즈는 하지 말아주세요, 절대로 하시면 안 돼요!! " 스티브는 슬쩍보이는 새빨개진 콜슨의 귓불을 말갛게 바라보면서 '?'한 의문을 떠올렸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순순히 가슴에서 두 손을 떼어놓았다. 콜슨이 땀을 뻘뻘흘리며 손을 들어 얼굴에 부치기 시작했다. 새빨개진 콜슨의 얼굴에 약간의 재미를 느끼며 스티브는 노크를 생략하고 문을 벌컥 열었다. " 토니 스타크! "

 

 토니 스타크가 있는 방이었다. 평소 결코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는 스티브가 노크도 하지않고 문을 연 것은 토니를 놀래켜주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처럼 새유니폼도 입었거니와, 깜짝 등장을 하면 웃어주지 않을까해서. 스티브는 자신의 더할나위없이 여자다운 기분을 발끝까지 만끽하며 문을 활짝 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방안에는 토니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나타샤 르마노프와 클린트 바튼, 그리고 마리아 힐이 있었다. 스티브는 방안의 공기에서 민감함을 읽어냈다. 방안의 모두가 S.H.I.E.L.D.의 정규복장을 하고 있었거니와 어떤 작은 테이블 하나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는 모양새하며, 하여간 무언가 중대사항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스티브는 방금까지 말을 잇다가 자기가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말이 뚝끊긴 것또한 신경이 쓰였다. 문을 열기전까지는 무언가 서로 말을 주고받고 있었으면서, 내가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말을 멈춘다. 그것은 스티브 로저스에게 그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게 아닌가. 스티브는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방안의 공기를 예민하게 포착하였고 동시에 얼굴의 웃음끼를 지웠다. " ...자네들도 있었나. " 그리고 그는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그들에게 걸어갔다. 스티브는 자기가 다가가기 전에 마리아가 자신의 가방속으로 무언가를 정리해 넣는 것또한 놓치지 않았다.

 

 " 어서와요, 캡. 새로운 유니폼 멋지네요. " 상황을 무마하려는 노력처럼 나타샤의 어설픈 공치사가 흘러나왔는데, 스티브는 그것에 대해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스티브는 토니와 마리아가 숨긴 서류가 담겨져있는 가방을 번갈아보며 그들에게로 걸어갔다.

 

 " 고마워, 나타샤. 근데 지금... 뭐하는 중이었지? "

 

 " 아, 캡이 신경쓸만한 것은 아닌데. " 나타샤가 빨간머리를 쓸어올리며 캡의 어깨를 살짝 잡았는데, 스티브는 걷는 것을 멈추지 않고 토니앞에 섰다. 토니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비스듬히 선 채 스티브를 흘겨보고 있었다. " 방금 마리아가 무슨 서류를 넣는것을 보았네만, 내가 알면 안 되는 기밀인가? " 토니의 어깨너머에서 마리아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 아... 그게 좀. " " ...그런가. " 스티브는 그렇게 말하며 토니를 올려다보았다. 토니는 두통이 온 사람처럼 손을 들어 이마를 짚은 채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있었다. 무언가에 좀 지친듯이 안색이 안좋았다. 스티브는 둥그럽고 좁은 어깨를 최대한 펴서 가슴을 쭈욱 앞으로 내밀고 토니 앞에 섰다. 스티브는 그들이 자기에게 숨기는 듯한 그 일이 무엇인지 솔직히 궁금했지만, 그들이 그것에 대해 스티브에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들은 비밀요원이고 각자 S.H.I.E.L.D.에서 하는 비밀임무들이 있다. 그것들은 그 누구에게도 알려져선 안 되는 기밀들, 설사 그 상대가 캡틴 아메리카일지라도 절대 알려서는 안 되는 중대한 사항들 뿐일 것이었다. 그들 모두 가치있는 뛰어난 요원들이니까. 그리고 스티브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에 대해 궁금하다고 해서 떼를 쓸 수는 없는 것이었다.

 

 스티브는 곧 보지 못한 서류의 일은 잊기로 하였다. 그녀는 어깨를 펼친 그대로 두 손을 양허리에 올리고는 다시 입술끝에 미소를 걸었다. 토니를 놀래키는 것에서는 실패했지만, 별일 없었다는 것처럼 다시 웃으며 토니에게 자신이 입은 유니폼을 보여줄 생각이었던 것이다.

 

 " 토니. 나 좀 봐줘. 이번에 필이 새로 만든 유니폼인데, 신축성이 아주 뛰어나. 디자인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때? "

 

 " ...... "

 

 토니는 이마를 짚은 손을 내리며 짐짓 스티브를 바라보다가, 스티브의 어깨너머로 콜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콜슨은 여전히 열려있는 문가쪽에 똑바로 서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젠장. 토니는 욕지꺼리가 절로나왔는데, 그것을 정말이지 간신히 뱉지 않고 삼킬 수 있었다. 하필 콜슨이 스티브를 부르는 날과 겹칠줄이야. 콜슨에게도 비밀로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미처 콜슨의 스케쥴을 파악하지 않은것이 실수였다. 오늘 콜슨과 스티브가 항공모함에 오는 줄 알았다면 다른 날 모이기로 하였을 거다. 아니면 저 '증거품'들을 모아서 스타크타워로 가거나. 스타크타워에서 저 증거품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스티브와 맞부닥치면 안 되니까 일부러 항공모함으로 온건데, 오히려 그것이 상황을 더 좋지 못하게 만든 꼴이 아닌가. 하여간에 되는 게 없군. 토니는 이유없이 콜슨에게 짜증이 났다. 콜슨의 잘못은 일미리그램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솟구치는 짜증이 제어가 안됐다.

 

 " 응? 어떠냐니까? "

 

 " ...... "

 

 게다가 이 유니폼은 대체 뭐야!

 

 천 자체도 얇은데 브라의 커버력도 떨어지는지, 스티브가 어깨를 당당하게 펼치면 펼칠수록 가슴의 중심이 비죽 튀어나올 지경이다. 목선에서부터 꽈악 조여지는 라인으로 가슴이 동그랗게 모여져 더욱 강조가 되는 것은 또 어떻고. 별만 저렇게 튀는 색을 넣어서, 윗부분이 늘어난 별이 더욱 가슴의 입체감을 강조한다. 이딴 걸 입고다니니까 문제아냐! 콜슨은 대체 왜 이런 걸 자꾸 만들어대는건데?!

 

 토니는 불퉁한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한 손을 들어 스티브의 가슴을 콰악하고 잡았다.

 

 " 히익-!!! "

 

 이런 기이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 것은 머리가 솟구칠정도로 경악한 필 콜슨이었다. 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마구 쥐어뜯으며 경악하였다.

 

 " ...... "

 

 " ...... "

 

 정작 가슴을 잡은 사람과 가슴을 잡힌 사람은 비교적 담담하였다. 스티브는 동그랗게 뜬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자신의 가슴을 꽈악 쥔 토니의 손가락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토니도 마찬가지로 조금 작게 뜬 눈동자를 스티브의 가슴에 자신의 손을 올린 상태에서 아주 조금 손가락에 힘을 줄 뿐이었다. 토니의 손가락이 탄력있는 스티브의 봉긋한 가슴안쪽으로 약간 파고들어 스티브의 가슴위에 토니의 손가락 그림자가 새겨졌다. 토니 뒤에 서 있던 요원들이 너나할 것없이 한숨을 내쉬었고, 그들의 한숨소리가 아무렇게나 섞여 그 출저가 불분명해졌다.

 

 토니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딱딱하게 말을 내뱉었다. " 이게 문제야. "

 

 " ...... "

 

 뭐라구? 스티브는 목언저리부터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 이렇게 대놓고 가슴 강조하는 듯한 유니폼. 난 좀 별로다 싶은데. "

 

 " ...... "

 

 스티브는 토니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토니는 스티브의 가슴에서 자신의 손을 떼내었다. 스티브는 두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녀는 여전히 조금쯤 굳어 있었다. 무언가 머리가 멍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는데 왜 자신이 충격을 받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더욱 충격이었다. 스티브는 약간 뺨을 붉히며 어깨를 움츠렸다. 아랫입술이 천천히 열리면서 말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스티브는 솔직히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였다. " 아... 이제 알았어. 아이언맨, 자넨 나를 싫어하는군. " " ......! " 스티브의 말에 깜짝놀란 토니가 눈을 크게 뜨는 것을 보지않고, 스티브는 단지 고개를 돌렸다. 방을 나가고 싶다. 빨리 방을 나서고 싶었다. 이이상 이방에 있고싶지 않아... 스티브의 빠른 걸음이 눈깜짝할새에 그녀를 방밖으로 나가게 했고 스티브는 등뒤에서 토니가 외치는 " 스티브 그게 아니- " 하는 말의 끝을 듣지 않을 수 있었다. 방밖으로 뛰쳐나오고 나서야 스티브는 얼굴에 화악 불이 퍼지는 것을 깨달았다. 뭔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좀 창피하고 기분이 정말 별로였다... 스티브는 어서 자신의 옷을 벗어둔 방으로 거의 달리다시피하며 갔다. 빨리 옷을 갈아입고 싶었다.

 

 " ..츳... 아 젠장, " 결국 욕을 밖으로 내뱉으며 토니가 자신의 머리를 한대쳤다. 실수했다. 스티브가 그런 유니폼을 입고있는 모습을 보기싫어하는 자신의 에고와, 그녀에게 그것이 잘어울리냐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일인데. 잘 어울리느냐고 묻는다면, 그거야 잘 어울리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가능하면 침대에서 내 무릎위에서만 입어줬으면 좋겠다싶을정도라고? 토니는 스티브가 정말로 그런 옷은 자신과 둘이 있을때만 입어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스티브는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게다가 고지식하게 액면 그대로 상황을 받아들여, 한다는 소리가 설마하는 '자넨 나를 싫어하는군'? 토니는 갑자기 기운이 탁빠지는 것이 느껴져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었졌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 앞의 의자에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그리고 지친 듯이 손을 들어 다시 이마를 가렸다. 쯔쯔쯔, 모여있는 요원들이 토니를 향해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 대체 이게 무슨 무례한 짓입니까? 미스터 스타크. 당장 성희롱죄로 체포해버려도 되겠습니까? "

 

 몇초뒤에야 겨우 경악에 휩싸인 정신을 수습하고 그러나 당장 토니의 안면에 퍼붓고싶은 주먹을 제어하려 여전히 부들부들 떨면서 콜슨이 말을 내뱉었다. " 아.... " 맞다, 아직 콜슨이 있었다. 콜슨이 얽히면 일이 더 복잡해진다. 필 콜슨의 캡틴사랑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캡틴 아메리카의 팬덤을 능가한다. 이 일에 대해서 그가 알게되면 분노에 다른 생명체로 변할 것이 분명한 그가 대체 무슨일이 벌일지 몰라 일부러 그를 빼놓기까지 하였건만... 토니가 콜슨을 향해 절레절레 손사레를 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바튼이 쓰고있던 선글라스를 치켜올리며 말을 짧게 끊었다. " 아, 안되겠는데. 토니. 이제와 쉬쉬하는 건. 그냥 콜슨요원에게도 전부 다 말씀드리는 게 차라리 앞으로의 일이 더 편할수도 있겠어. "

 

 바튼의 말에 나타샤도 성가신 머리칼을 손가락 사이사이로 쓸어올리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나도 바튼 의견에 찬성이에요. 그에게 더 숨겨봤자 이로울 것이 없으니. " 앞으로 콜슨이 캡틴의 가슴을 그렇게 강조하는 유니폼을 더 제조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물론 콜슨이 의도해서 그런 유니폼을 만든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콜슨은 갈곳없는 분노를 여전히 양주먹에 담은 채, 그러나 자기빼고 무언가 말을 주고받는 그들의 말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를 머리위에 띄운 채 토니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리아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스티브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서둘러 자신의 가방안에 밀어넣었던 물건중의 하나를 꺼내었다.

 

 " 먼저, 콜슨 요원. 이걸 보고 이성을 잃지 말아주길 당부드립니다. "

 

 " ....? "

 

 그리고 콜슨이 그 책을 받아들이자, 방안에서 천둥번개가 쳤다.

 (...는 표현은 너무 낡은 표현인가.)

 어쨌든.

 

 필 콜슨의 손에 들려있었던 것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의 남성향 19금 동인지.

 가장 인기있는 것중의 하나인 '치한전차는 안돼! 캡틴이 전부 체포해버릴거야☆~그 세번째 여정, 이번에는 버스에서다!'

 였다.

 

 

 

 

 

 

 스티브는 자켓까지 전부 입은후에 방금까지 입고있던 유니폼을 착착 개어 테이블위에 내려놓았다. 아직 스티브의 체온이 남아있었는지 유니폼에는 묘하게 따뜻한 기운이 맴돌았다. 비교적 마음에 든 유니폼이었는데 혹평이라니 좀 섭섭한 기분까지 들었다. 스티브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방을 나왔다. 오늘은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가고 싶었다. 더 이상 누구도 만나고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방을 나서자마자 방의 연결복도에서 나타샤가 벽에 등을 기댄 채 서 있었으므로, 스티브는 결국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나타샤에게 손을 흔들 수 밖에 없었다. 나타샤도 스티브의 앞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서 " 바래다줄게요. 캡. " 이라고 말했다. 스티브는 자기보다 아주 조금 작은 나타샤의 둥근 어깨의 빈공간을 바라보며 피식 하고 웃었다. 어린애도 아니고. 이 항공모함에서 길이라도 잃는단 말인가. 바래다주게. 스티브는 작게 키득대면서 " 그래, 고맙네. " 하고 말했다. 스티브의 웃는 얼굴을 보니 약간 마음이 놓이는지, 나타샤도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 저기, 아까는 미스터 스타크가 정말 큰 실수를 한 거 같아요. 지금은 많이 반성하고 있어요. 당신이 너무 자기를 미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구요. "

 

 스티브는 지금은 토니에 대해 말하고싶지 않았다. 나타샤의 말에 괜히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스티브는 비져나오는 머리를 귀뒤로 쓸어넘기는데에 집중하는 척하며 나타샤의 시선을 피했다. " 아... 뭐, 미워하는 건 내가 아니지않나. "

 

 " ...설마 정말 그가 당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캡. "

 

 " ...... "

 

 " 방금 건 그냥, 우린 당신이 들어오기 전에 꽤 심각한 이야기들을 주고받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고양된 순간에 당신이 들어와서 어쩔 줄 몰랐던 거 뿐이에요. 표현의 가감을 할만한 여유가 안됐죠. 당신이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스티브. "

 

 " 아... 난, 음. 나타샤. 난 당신들의 비밀임무에 대해서는 조금도 궁금하지 않아. 그것에 대해 내가 연루될 수 없다면 물론 신경쓰지 말아야 하잖아. 잘 알고있어. 모를리 없지. 난 괜찮아. 음, 난 단지... "

 

 말을 하면할수록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담기는 것 같아, 스티브는 결국 도중에 말을 멈추었다. 이대로 얼버무리고 싶다. 지금 느끼고 있는 이 진심을 말하고 싶지 않아. 그러나 나타샤의 추궁하는 듯한 말투와 재촉하는 눈빛에 결국 넘어가서, 스티브는 아무에게도 하고 싶지 않았던 말을 결국 내뱉고야 말았다.

 

 " ...난 단지 내가 별로 매력이 없는 거 같아서. "

 

 " ...... "

 

 나타샤는 어이없다는 얼굴을 하고 스티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타샤의 시선을 감당할 수 없어서 스티브는 더욱 고개를 숙였다. 얼굴이 빨개져 귓불까지 붉어졌다. 나타샤는 하, 하고 짧게 웃었다. 어쩜 사람이 이렇게도 자신의 매력을 모를 수가 있는건가. 나타샤는 내심 솟아오르는 스티브를 껴안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눌렀다. 아, 정말 귀엽잖아. 이거야 원. 나타샤는 목을 긁적였다. 그리고는 마음을 정했다. 이대로 그녀에게 아무것도 알리지 않고 그녀를 보낼 수는 없었다, 차라리 모든 것을 밝히는 쪽이 더 낫겠어. 그녀는 충격을 좀 받을지언정, 오늘 있었던 일을 완전히 다른 각도로 볼 수 있게는 될 것이다. 가령, 토니 스타크가 정말로 스티브 로저스를 매력없는 여자로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과 완전히 반대라는 것을. 마음을 정한 나타샤는 자기가 들고나온 책을 그대로 스티브에게 건네었다. " 캡. 이거 받아요. " 스티브는 붉어진 얼굴을 진정시키려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 나타샤를 돌아보았다. " ? 이게 뭔가? " " 아까까지 우리를 심각하게 만들었던 것중 하나요. " " 아, 하지만 그건 자네들의 비밀임무... " " 괜찮아요. 봐도 돼요. " " ...... " 스티브는 약간 탐탁지않아 하는 듯 하면서 나타샤가 주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화려한 컬러의 표지를 바라보면서 순간 멍해졌다. 나타샤는 스티브가 눈을 깜빡이는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진 것을 바라보았다.

 

 " 이, 이게 무슨... "

 

 " 귀여운 그림체임에도 불구하고 완전 하드코어작이에요. 치한을 잡으려는 캡틴 아메리카가 치한이 자주 일어나는 버스에 몰래 잠입하는데 알고보니 그 버스의 모든 승객들이 다 치한이고 캡틴 아메리카는 적어도 스무명 이상의 남자에게 둘러싸이고 말거든요. 마지막에 캡틴에겐 마스크 한 장만이 남게되는데 그 마스크조차도... 뭐 말안해도 알겠죠. "

 

 " ..... "

 

 스티브는 말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어버버를 내뱉으며 땀을 뚝뚝 흘렸다. 차마 펼쳐보지는 못하고 적나라한 살색의 컬러표지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나타샤는 팔짱을 끼며 땀을 뚝뚝 흘리는 스티브를 향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타샤는 천문학적인 숫자로 팔려나가는 그러한 종류의 책에 대해 그녀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하나 고민했다. 그 책이 어마어마한 부수로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세계에 팔리고 있는 수많은 작품 중 하나라고 설명을 하면, 모르긴 몰라도 틀림없이 스티브는 여기서 주저앉고 말 것이었다. 거기다 그 사실을 안 토니 스타크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분노를 쏟아부었는지에 대해서까지 말해버린다면, 스티브는 혹시 아예 잠작해버리는 거 아닐까. 나타샤는 가슴이 강조되는 포즈로 버스의 좌석 한가운데에서 많은 남자들의 손에 붙들린 캡틴 아메리카가 그려진 표지를 바라보았다. 그리는 사람도 있고, 사는 사람도 있었다. 그것이 천문학적으로 많았다. 그들 중 캡틴 아메리카의 본얼굴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그들에게 그런 건 상관없으리라. 어쨌거나 캡틴 아메리카는 그들의 자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뿐이니까. 그들의 판타지속의 캡틴 아메리카가 절정의 미녀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심지어 나타샤는 캡틴이 나체가 되어도 끝까지 마스크는 벗지않는 책들도 많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 이, 이게, 이거가... "

 

 " 음... 솔직히 이걸 그린 친구도, 유통한 친구도, 산 친구도, 전부 알아보려고 하면 쉽게 알아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들에게 어떤 제지방법을 가해야 할지가 감이 안잡히고 있는 상태예요. "

 

 " ...... "

 

 " 그래서 토니가 오늘 그렇게 화가 났구요. 일에 진척이 없으니까 더욱 신경질이 난거예요. 빨리 어떻게든 해야겠는데 해결책이 나질 않으니까. "

 

 " ...... "

 

 "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정도는 이제 알겠죠? "

 

 나타샤는 스티브의 이마를 아프지 않게 꾸욱 눌렀다. " 오히려 독점욕에 가깝다구요. 만화 속 망상조차에도 절대 용서못하겠다는 거니까. 무슨 말인지 알아듣죠? " " 으.. 응... " 스티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티브의 새빨개진 얼굴위로 자신의 그림자를 떨구며, 나타샤는 피식하고 웃었다.

   

 

 

 

  

 

 토니는 제일 먼저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쳤다. 오늘의 몇번째인지 모를 한숨이 절로 입사이에서 새어나왔다. 피곤하다. 차라리 빌런 다섯명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이 훨씬 낫겠어. 이런 데미지는 정말이지... 술이다. 안마시고는 못버텨. 토니는 스낵바에 준비된 위스키를 잔에 붓고 그대로 꿀꺽꿀꺽 들이삼켰다. 속이 탔다. 머리도 산만하고. 이것저것 다 마음에 안들고 죄다 괘씸해서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 토니는 자켓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술잔을 집어든 그대로 소파에 몸을 던졌다. 수많은 캡틴 아메리카의 19금 망가를 종일 붙들고 있었더니 머릿속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토니는 자기가 알고있는 실제의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과 동인지속의 에로틱한 모습이 마구 뒤섞이며 자꾸 반복되는 것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마치 그러면 전부 털어질 것처럼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지만, 물론 아무 소용도 없었다. 아- 제기랄. 미니스커트의 메이드복을 입은 스티브 로저스라니... 아니아니아니아니. 자꾸 생각하면 무언가 상당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몸이 반응해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어버리면 죄스러워서 스티브를 똑바로 못쳐다보게 될거야. 토니는 남은 술을 전부 들이마셨다. 이런 기분으로는 스티브를 만날 수 없다. 머릿속을 서둘러 정리하지 않으면 안됐다.

 

 그녀가 자기자신을 오해한 채인 것이 길어지는 것을 토니는 결코 바라지 않았다. 한시라도 빨리 그녀를 찾아 오해를 풀고싶었다. 토니는 차라리 과감하게 그녀에게 고백을 해버리고자 다짐하였다. 좋아한다고. 내가 널 좋아하니까 불특정다수의 다른 빌어먹을 사내새끼들이 널 그런눈으로 보는 걸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그러니까 널 싫어한다는 그 말, 취소해줘. 그렇게 말하자고 결심한 건 좋은데, 머릿속이 이렇게 음란마귀에 사로잡힌 채로는 절대로 무리였다. 수많은 만화속 다양한 포즈의 캡틴을 떨쳐버리지 않으면. 토니는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 산놈들도 족쳐야되지만, 그걸 그린 인간들... 너네들 다 죽었어. 합법적으로 처단할 방법이 없다면 불법적으로 처단해버릴테야. 아이언맨의 본모습을 보여주마. 망할자식들.

 

 그때, 방밖에서 고전적인 벨소리가 들렸다. 초인종소리라니 진짜 어색한데... 토니는 자비스를 불러 누가 초인종을 눌렀는지 물었다. 아니 이집에 초인종이라는 게 아직 남아있었어? 자비스는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스티브 로저스양입니다, sir. " !!! " 토니는 스프링이 튕겨올라오듯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타워에 오지않고 자기 아파트로 갈 줄 알았는데!

 

 

 

 

 그리고 헐레벌떡 문을 여니, 새빨개진 스티브 로저스가.

 고양이귀 머리띠를 한 채 서 있다.

 약하게 떨면서.

 

 

 

 

 아마 부끄러워하는 것이리라. 토니는 말을 잃고 입을 가린 채 우뚝 멈추었다. 스티브는 새빨개진 코를 찡그리며 간신히 웃고 있었다. 세모꼴의 고양이귀가 붙어있는 머리띠는 전체적으로 어두운색이어서, 스티브의 금발에 대조적으로 더욱 눈에 띠었다. " 아니.. 오늘 본 만화 중 하나에서 이런 걸 쓰고 있기에. " 그걸 봤어? 결국 본건가? 그렇게 숨기려고 했는데. 토니는 입을 가린 그대로 왼쪽 벽에 어깨를 기대었다. 스티브는 눈을 치켜뜨고 토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그... 어울리나? " " ...... " 그러니까 그런 걸 묻지말라니까... 토니는 입을 가린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어깨를 더욱 움츠렸다. " 대체 어쩌려구... " " 응? " " 대체 어쩌려구 그런꼴을 하고 여기까지 온거야. 가만 서 있어도 모르는 남자들이 헥헥대는데 그런 거까지 해서 대놓고 꼬시려들다니, 생각이 있는 여자야 없는 여자야? " 토니의 날카로운 말에 순간 기가 죽었지만, 스티브는 아랫입술을 꽈악 깨물며 나타샤의 말을 떠올렸다. 토니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오히려 독점욕에 가깝다구요. 그 말들을 떠올리며 다시 말할 수 있는 힘을 얻으려고. 스티브는 목에 힘을 주고 다시 고개를 치켜들었다. " 별로 다른 누군가를 꼬실 생각은 아니네만, "

 

 " 난 토니 스타크만 꼬시면 되는거거든. "

 

 " ...... "

 

 그리고 늘어지는 침묵. 그 너무나 무거운 침묵에 짓눌려 애써 나타샤까지 불러내 북돋운 기운이 전부 없어질 지경이었다. 스티브는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물들이며 떠듬떠듬 시선을 흔들었다. " 그.. 맘에.. 안드나? " 어떡해, 왠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이대로 주저앉아 울어버릴 것 같은데. 스티브는 쥐구멍속으로 사라지고 싶은 기분에 서서히 사로잡혔다. 토니는 여전히 눈을 가리고 있었다. 아, 무리. 이제 한계. 나 이대로 뛰쳐나가버려도 될까. 이 머리띠 아무렇게나 집어던지고 걍 달리면서 엉엉 울고싶은데 그래도 되는걸까...

 

 그리고 거의 스티브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려고 하는 순간, 토니가 두 손을 뻗어 스티브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얇은 허리. 토니의 두 손에 꽈악 담겼다. 그리고 토니는 스티브를 자신의 품안에 가둘 것처럼 자신쪽으로 끌어당기고서는, 그대로 스티브의 입술에 키스를 쏟아부었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라워하며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스티브는 바로 자기의 눈앞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있는 토니의 얼굴에 이끌리듯 천천히 그의 키스를 받아들이며 눈을 감았다. 봉긋한 뺨위가 연하게 불그스름해졌다. 스티브는 어색하게나마 두 손으로 토니의 등을 끌어안았고, 기다렸다는 듯이 토니가 더욱 스티브를 끌어안았다. 키스는 부드러웠고 길었다. 토니의 콧수염이 까슬거렸다. 간지러워. 스티브는 그렇게 생각하며 토니의 숨을 끌어안았다.

 

 

 

 

 

 

 

 

 

 

 

 

 

 

 

 " 근데, 그거 알아, 냇? "

 

 " 뭘? "

 

 " 캡틴말야, 사실은 이런 만화말고도 평범한 캡틴의 트레이드 카드보고도 학학거리는 애들이 제법 많거든? "

 

 " 웩. "

 

 그건 정말 알고싶지 않았던 사실인데. 나타샤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바튼이 킬킬대면서 위로 던졌다 받았다 하고있던 대거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더니 순간 진지한 얼굴로 변하더니 깊게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 그나저나 다른 생명체로 변한 콜슨요원에 대한 뒤처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할런지... "

 

 나타샤도 질렸다는 듯이 머리를 감싸쥐었다.

 

 " 아... 생각만해도 머리아픈데. "

 

 " 방이 완전히 망가져서 마리아요원이 콜슨요원의 월급에서 깎겠다고 하는데, 그 데미지가 과연 그사람의 월급으로 충당이 될지 모르겠어. "

 

 " 만화 지은이들이 그 방처럼 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야. "

 

 " 그렇지... "

 

 둘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뒤, 콜슨 요원이 직접 제작한 캡틴 아메리카의 유니폼은 철저하게 가슴을 보호하는 압박형식이 되었다고 한다.

 

 

 

 

 

 

 

 

 - done

 

+ 세포는 여체화를 사랑해.... 쓴 거 많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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