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은 마음이 외로워져서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 제일 먼저 가버릴 줄 알았던 스티브 로저스는, 아니 물론 토니 스타크도 가장 빨리 움직이던 무리 중 하나였지만 어쨌든, 스티브는 가지 않고 한동안 공원을 서성이다 토니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리고서는 어색한 미소나마 방긋 지어보이며 "언제라도 좋으니 같이 술 한 잔 하겠어? 스타크."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토니는 아주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이 아름다운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다, 이내 그것이 스티브 로저스가 먼저 악수를 하기 위해 내민 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과연, 노친네는 노친네인 것이다. 아무리 얼굴에 주름 하나 없이 팽팽하고 굳건한 눈동자에는 선량함이 가득해도, 10년대 태생-이른바 전쟁세대다-은 토니 스타크로써는 이해하기 힘든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바로 얼마전에 그에게 내뱉은, 그 많은 날카로운 말들, 그 말들로 날카롭게 할퀴어진 가슴위로 피의 선이 아로새겨질정도라 다시는 얼굴조차 보기싫다고 말하고 홱 돌아서도 이상하지 않을, 그것들을 스티브 로저스에게 전부 내뱉어던지던 자기자신을 떠올리며, 토니는 자랑거리인 눈썹을 이상하게 구부렸다. 내가 당신이었다면 절대로 먼저 악수를 처하진 않았을 거야. 토니 스타크는 깊은 패배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술 못마시는 거 아니었어?" 그 말은 정말 남아있는 프라이드를 긁어모아 겨우 한 것이었다.


 언젠가의 술 한 잔은 당장의 오늘밤이 되었다. 스티브는 찰랑이는 아름다운 색의 와인을 바라보며 또 서글하게 웃었다. "술을 못마신다기 보다는 마시는 것에 의미가 없다는 게 더 맞는 말이지. 나에겐 물이나 다름이 없거든." "과연." 토니는 테이블에 적당한 안줏거리를 내려놓으며 스티브가 앉아있는 소파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런 탄산같은 건?" "코카콜라 라던가? 그건 맛있지." 토니는 와인잔을 입가에 갖다대며 대답하는 스티브를 곁눈질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킥, 하고 웃음이 새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서, 토니는 자랑거리인 수염을 (이쯤되면 토니 스타크의 외모는 모든 것이 자랑거리가 된다.) 와인방울에 살짝 적셨다. "아니, 캡시클. 그렇게 건강에 안좋을 거 같은 것도 마셔?" "...콜라라면 오히려 자네보다 내가 더 자주 마셨을걸? 물론 그건 슈퍼솔저가 되기 전 일이지만." "호오." 그거 흥미로운데. 그치만 솔직히 코카콜라의 역사보다는 코카콜라의 이번분기 주식에 좀 더 흥미가 있을지도. 토니는 그렇게 대답하며 스르르 소파의 뒤로 몸을 뉘였다. 토니는 이제와 긴장이 풀려 몸이 무척이나 무겁게 느꼈졌다. 요 며칠간 미국을, 나아가 세계를 구하느라, 아무래도 지쳐버리고 말았다. 핵폭탄을 짊어지고 지구밖으로 나가기도 했고 말이다. 아이언맨 수트에는 물론 자가치유체계가 잘 붙어있었고 수트를 입는 동안 토니 스타크의 신체리듬은 계속 리커버리되길 반복했지만, 물론 시스템에는 결국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수트를 입을 뿐 토니 스타크는 지나칠정도의 보통 인간이다. 그냥 조금 단련하고 있는. 몸에 그리고 정신에 누적 된 피로는 수트에 새겨놓은 시스템같은 것으로는 결국 케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게 마련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문득 고개를 돌리니, 스티브 로저스는 무척이나 건강해보였다. 피로는커녕 조그마한 상처도 그 피부위에 남아있을 것 같지가 않다. 젊은 뺨은 탱탱하고, 목 위로 선명한 힘줄은 굵고 단단하다. 피부는 맑고 하얗고, 눈은 크고 뚜렷하고, ...아름다웠다. 토니는 자신이 무척이나 피곤해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었고 왠지 그게 조금 부끄러웠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나는 보통의 사람이고, 너는 슈퍼솔저인 것이다. 네 몸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가치유야말로 아무 헛점이 없는 진짜 리커버리 시스템이다. 스티브 로저스도 세계를, 지구를 구하기 위해 애썼다. 엉망진창이 된 수트를 벗을 때 그의 배와 등에 잔뜩 난 상처는 당장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지만, 벌써 흔적조차 남지않고 전부 나아버렸을 것이다. 그러니까 넌 이제 이 육체의 피로가 무엇인지 잘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고, ...그러니까 그렇게 젊고 아름답고, 눈부시고 뭐 그런 것이겠지. 그러니까 토니는 자신이 어느덧 졸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에 필사적으로 자기변명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머릿속에 어느덧 잠이 깃들어버리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그런데 그러는 동안, 나는 대체 너에게 몇 번이나 아름답다고 했지?

 왜이렇게 네가 아름답게 느껴지지?


 "...토니? 잠든 건가? ......" 스티브의 목소리가 선명하지 않아서, 토니는 자신이 마치 바다아래에 잠겨있는 채로 그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당연히 피곤하겠지. 내가 너무 성급했나... 그래도 한 번 기회를 놓치면 계속 화해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이런 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어색해져버리고 마니까. 먼저 말 걸어줘서 고마워, 악수하자고 청해줘서 고마워. 솔직히 나라면 먼저 그러지 못했을 것 같아... "스타크. 오늘은 시간을 내줘서 고맙네." 토니, 토니라고 불러줘. 이 노친네야, 어서 날 토니라고... 그리고 토니는 점점 더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잠이 드는 자기자신이 무척이나 나이가 많은 것처럼도 느껴졌다. 무거운 몸은 소파에 한없이 뉘여졌고, 이미 감겨버린 눈꺼풀 위로 피로가 잔뜩 어려 있었다. 그리고 뺨은, 뺨은 또 얼마나 탄력이 없을까? 그리고 내 자랑거리인 수염은, 코는, 턱은... 그리고 이미 잠에 빠져버렸지만 여전히 깨어있는 뇌가, 스티브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토니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스티브가 자기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을 가만히 감지하고 있었다. 스티브의 손가락은 아주 천천히, 아주 조심히, 무척이나 상냥하게 토니의 머리칼을 가만히 가만히 쓰다듬었다. 아, 이 고요하고 부드러운 공기. 스티브 로저스는 틀림없이 미소짓고 있을 것이었다. "아주 부드럽네." 그리고 스티브가 그렇게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으며, 토니 스타크는 스티브 로저스가 어째서 그렇게나 아름다워 보이는지를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잠이 깨고, 스티브를 배웅하는 그 와중에도, 토니는 지난밤 얻은 깨달음을 잊지 않았다.

 스티브 로저스의 저 아름다움은, 다름아닌 토니 스타크에게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 게 분명했다.

 그리고 토니는 그것이 싫었다. ...아니, 싫지 않았다. 아니다, 역시 싫었다.


 글쎄, 잘 모르겠는걸. 토니는 머리를 긁적이며 멀리멀리로 사라지는 스티브의 뒷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어쨌든 토니는 이제 자각이 없던 때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그 깨달음이 기쁘건 슬프건, 그런 감정과는 상관없이, 더 이상 몰랐던 때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고요한 사랑을, 몰랐던 때로는. 절대로.



-



 토니 스타크는 가능한 시간동안 전부 스티브 로저스의 주위를 맴돌았다. 스티브와 함께 저녁을 먹거나, 스티브가 사는데에 필요한 의식주를 직접 골라주거나(혹은 은밀하게 사주거나), 스티브가 자신의 조언을 구할 수 밖에 없는 일에 대면하도록 주변을 이용하거나 해서. 스티브에게 직접적으로 연락을 하지 못할때에는 나중에 스티브의 귀에 자신의 행동이 들어갈 수 있을만한 일들을 했다. 쉴드의 거처를 꾸며주거나, 핼리캐리어를 만드는데에 일조하거나. 그러면 스티브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닉 퓨리에게 들었는데, 스타크. 이번에 자네가 이러저러했다며? 토니는 그러한 스티브의 연락에 퍽 능청스럽게 대처하곤 했다. 조금도 연락따윈 기다리지 않았다는 듯이 태연하게, 그러나 일부러 스티브가 바라는 대답을 해주지않고 뒤로 미룸으로써 꼭 오늘 저녁 둘이 만날 약속까지 정해지게. "스티브. 이제 어지간히 토니라고 부를때도 됐지않나?" 토니 스타크의 그러한 소망은 어느사이엔가 이루어져 있었다. 토니는 스티브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토니, 토니라고 부를때마다 스르르 가슴속 어딘가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내 이름이 토니어서 다행이야. 네가 부르니 더욱 특별해지는 이름이라서. 토니 스타크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것을 바라보는 듯 한 눈으로 스티브 로저스를 보곤 했다. 스티브만이 눈치채지 못하는 그 은밀하고 깊은 시선을.


 토니 스타크의 사랑은 그런거였다.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낯설정도로 은밀하고 고요했다. 진행의 여부를 본인도 알 수 없었고, 아무 것도 추측이 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스티브 로저스는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그의 친밀도와 그의 호의가 어제보다 오늘 더 느껴진다고 해도, 그건 토니가 스티브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토니 스타크는 그것이 별로 불편하지도 않았다. 화가나지도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스스로도 의아했지만, 그래도 정말 그랬다.


 그러는 어느날, 스티브 로저스는 연락도 없이 토니 스타크와의 저녁약속을 펑크냈다. 토니는 오지않는 스티브를 혼자 레스토랑의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리며 그에게 열여섯번 전화를 걸었다. 스티브는 한 번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토니는 왈칵 쏟아지는 자신의 감정을 다시 속으로 꾹꾹 누르기 위해 입을 꽈악 다물어야만 했다. 화가 난다기보다는, 무서웠다. 혹시 자기가 모르는데에서 무슨 사고라도 당한 게 아닌가 싶었다. 어떤 나쁜놈과 싸우다 어느 도로에 쓰러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 아무 이유없이 자신과의 약속을 깰, 이렇게 아무 연락도 주지않고 멋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을 사람이 아니다. 스티브 로저스는 그럴 사람이 아니기에 더욱 토니는 두렵기만 했다. 그래서 토니는 결국 불법을 저질렀다. 스티브의 핸드폰을 추적했고, 토니 스타크에게 그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스티브의 핸드폰은 전원이 꺼져 있었지만 토니에겐 그 또한 간단히 해결될만한 일이었다. 스티브는 병원에 있었고, 토니는 스티브 로저스가 혈청의 힘으로도 도저히 낫지 않을 엄청난 상처를 입고 병실에 누워있는 것을 떠올리며 창백해졌다. 배에, 커다란 구멍은, 마치 블랙홀같다. 거기서 끝없이 쏟아지는 빨간 피는 아무리 건강한 육체라도 순식간에 기능을 잃고 멈추게 할 것 같다. 토니는 병원로비를 달리면서 처음으로 신에게 빌었다. 신이시여. 스티브를 죽게 하지 마세요. 그는 죽어선 안 되요. 설사 그가 죽음을 바라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은 절대로 무슨일이 있어도.


 스티브 로저스는 건강했다. 몸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

 그러나 첫눈에 토니는 그가 마음을 다친 채라는 것을 알았다.


 로비의 바닥에 주저앉아 다리에 얼굴을 묻고있는, 커다란 몸을 더욱 작게작게 하기 위해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스티브를 보자마자 토니는 그의 마음이 아주 작아져 딱딱해져버린 채라는 것을 알았다. 로비를 정신없이 달리느라 호흡이 엉망이 된 토니 스타크, 멋대로 레스토랑에 방치하고 연락도 주지않아 기약없이 그를 기다리기만 했던 토니 스타크에게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스티브는 그렇게 작아져 있었다. 토니는 로비를 천천히 걸으며, 그가 기대고 있는 병실의 문을 바라보았다. 페기 카터라는 이름을 토니 스타크는 그때 처음 알았다. 스티브가 시간이 날 때마다 얼마나 그녀의 흔적을 찾아다녔었는지도. 


 그리고 그녀의 이름을 조그맣게 속삭이며 눈물을 흘리는 스티브를 보면서, 토니는 어째서 자신이 그토록 고요할 수 있었는지를 자각했다. 자신이 스티브의 사랑을 얻을 자신이 충만했었다는 것을. ...오만할 정도로 그의 사랑을 얻을 자신으로 가득했었다는 것을.


 그러나, 스티브에겐, 이미 토니 스타크에게 줄 사랑이 없었다.

 토니는 그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창백한 얼굴로 눈만이 충혈된 채, 스티브는 토니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이 손 좀 봐. 주름 하나 없는 내 손을. ...그녀의 나이 든 얼굴을 보니, 이제야, 내가 정말 괴물이란 걸 알겠어. 난 끔찍한 괴물이야, 토니." 토니는 스티브를 끌어안고 그렇게 말하지말라고 소리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말하지 마. 너의 건강한 젊음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데. 너의 주름 없는 얼굴도 단단한 눈동자도 매끄러운 피부도, 그 모든 걸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리고 토니는 페기 카터에 대해 전부 조사했다. 어쩌면 그녀보다 더 그녀를 잘 알지도 모를 정도로 상세하고 자세하게. 스티브 로저스의 사랑이 백이라면, 그 백을 송두리째 품고 있는 그의 베스트걸에 대해. 그리고 토니는 페기에 관련된 키워드에서 온갖 익숙함을 경험하였다. 쉴드의 창설멤버, 그녀의 옆옆자리에 앉아있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 ssr과 스티브 로저스의 전쟁터의 동료들, 페기 카터의 사진을 가지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를 찍은 영상, ...캡틴 아메리카, 페기 카터, 하워드 스타크, 그 모든 것들을.


 두 사람은 함께 춤을 췄을까?

 두 사람은 함께 코카콜라를 마셨을까?

 

 토니는 남아있는 그녀의 영상을 보며, 병실에 누워 잠들어있던 늙은 여인의 얼굴을 머릿속에서 가만히 겹쳐보았다. 토니가 병실에 있었던 시간은 아주 짧았고, 그동안 그녀는 한 번도 깨어나지 않았다. 토니는 그녀가 이대로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비는 자기자신이 두려웠다. 아니, 그녀의 죽음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자기가 있는 동안 그녀가 깨어나면, 대체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알 수가 없으니까. 무슨 말을 해도 전부 다 위선이 될 것 같았으니까.


 "페기. 난 스티브를 사랑해요. 나에게 스티브를 주지 않겠어요?"


 나에게 스티브의 사랑을, 당신이 품고 있는 그 아름다운 것을. 영상속의 페기 카터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웃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녀는 꼭 이렇게 말하리라. 저 아름다운 미소를 띄운 채.


 "나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나에게 이길 자신이 없나요? 가여운 토니 스타크."


 정말이지 그 말이 딱 맞았다. 그리고 토니는 목 위로 차오르는 두려움에 빠진 채, 다시금 생각했다. 페기를 만나고싶지 않다고. 깨어있는 그녀를 보고싶지 않다고.


 토니는 오늘도 스티브를 생각했다. 그를 깊이 생각했다.

 그의 곁에 자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아니, 그가 자기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왠지 이렇게도 허무한 밤이 이때까지는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외로운 밤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 밤도 말이다. 

 

 





- done


한시간만에 뚝따. 지금 맥주 세 잔 정도 마셔서 약간 취했으므로 오타나 틀린 맞춤법이 많을 수 있습니다. 퇴고없어 죄송요..

여러분 인피니티워 트레일러 보셨나요.. 약간 뽕차서 글쓰고싶어졌어요 ㅎㅎㅎㅎㅎㅎ 물론 인피니티워랑은 별로 상관없는 글이지만은...

어벤1~윈터솔저 초반 정도쯔음의 시간대로 보심 됩니다요.

페기한테는 이길 자신이 없는 토니... 짝사랑은 가슴아프죠! 스티브랑 토니랑 페기랑 만나는 씬 보고싶어요 이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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