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공기가 차다.

 

 스티브는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면서 얼굴의 뼈와 가죽 사이의 공간을 순환하는 산소의 차가운 기운을 느꼈다. 콧망울 끝까지 도달하지 않고 미간언저리에 고여있는 산소가 쨍하게 광대뼈를 타고 퍼져서 스티브는 얼굴 속이 얼얼했다. 그래서 스티브는 조깅도중에 수시로 저도모르게 코끝을 찡긋거렸다. 스무바퀴째, 숨은 그다지 차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내뱉는 숨이 육안으로 확인될정도로 공기가 차가웠다. 새벽에 가까운 아침이다. 스티브는 주변의 공기가 차분히 깔려있는 풍경을 일일이 고개를 돌려가며 바라보면서 조금 달리는 속력을 높혔다. 사십바퀴째다. 여전히 숨은 차지 않았고, 공기가 아주 조금 햇볕에 달아오른다. 스티브는 달리는 도중 잠깐 눈을 팔목으로 돌려 시계를 바라보았다. 그가 깨어날 시간이군. 쓸어넘긴 앞머리 사이로 흐르는 땀방울을 엄지손가락 하나로 훑으면서 스티브는 조용히 웃었다. 또 없어, 이렇게 중얼이며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그는.

 

 또 없어. 토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킹사이즈 침대의 자신의 옆자리를 더듬었다. 옆자리가 비었다는 것을 처음 손을 뻗은 순간에 이미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몇 번 반복하여 더듬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혹시 있을까하는 기대를 설마 아직도 하고 있는 것일까. 토니는 손바닥에 닿는 사람의 것이 아닌 부드러운 이불의 촉감에 반복하며 실망하였다. 휴우. 토니는 베개에 얼굴의 반을 묻은 채로 희미한 한숨을 내쉬며 간신히 눈꺼풀을 들었다. 한가운데에서 자던 습관이 언제부턴인가 침대의 한쪽 귀퉁이로 베개를 당겨 자게 되었는지, 허리와 팔다리를 쭉 펴고 엎드려 누웠던 것이 언제부턴인가 몸을 옆으로 하여 어깨를 조금 움츠리고 자게 되었는지, 이제는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럴 정도가 되었는데, 그럴 정도나 되었으면, 어지간히 아침인사 정도는 좀 주고받으면 안 되는건가. 젠장. 모처럼 눈뜨자마자 보이는 거라고는 서로의 눈을 감고있거나 혹은 눈을 뜨고 있는 얼굴밖에는 없는 그런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데. 무심한 영감같으니라고. 토니는 여전히 수마를 완전히 뿌리치지 못한 눈을 몇번이고 깜빡거리며 하품을 했다. 자비스. 자비스를 부르는 목소리가 그래서 그렇게 하품과 함께 녹아 있었다.

 

 sir. 주인님과의 통화를 연결할까요? 귓가에 자비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티브는 희미하게 입가를 당겨 웃으며 역시나, 그렇게 중얼였다. 그리고 이어폰을 길게 잡아빼어 귀에 익숙하게 걸면서 이제 이정도는 능숙하게 할 수 있어, 하지만 역시 수첩이 더 편하긴 하군, 느긋하게 생각하였다. 그 도중에도 스티브는 아침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었으므로 여전히 상체는 일정한 각을 유지하며 흔들리고 두 다리는 반복하여 좌우로 땅을 박차고 있었고, 그러나 달리는 속도는 조금 느려졌다. 그 편이 통화하기가 편해서. 물론 스티브의 몸이 아무리 흔들려도 토니 스타크가 직접 만든 아이폰의 음질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굿모닝. 토니. 스티브가 먼저 입을 열었고, 토니의 한박자 늦은 대답이 뒤따라왔다. ...모닝, 캡.

 

 이제 슬슬 침대에서 나오게. 토니. 모처럼 아침햇살이 이렇게 좋은데.

 

 ...누가 노친네 아니랄까봐 아침잠도 없지. 당신 그거 알아? 현대인들에게 '아침'이라는 건 '아침'이라고 쓰고 '여전히 밤'이라고 읽기위해 존재한다는 거?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속일생각 말게. 지금 이 호숫가에 '여전히 아침의 의미를 가진 아침'을 즐기는 현대인이 몇명이나 있는지 알려줄까.

 

 에이. 재미없네. 한 일년전쯔음의 현대에 거의 무지했던 당신이 더 갖고놀기 좋았는데. 인제 귀여운 맛이라곤 먹고죽을래도 없구만. 토니가 그렇게 말하는데 스티브는 전혀 기분나빠하는 기색없이 단지 크게 한 번 웃기만 하였다. 그리고는 그래, 미안하네. 그렇게 말했다. 도리어 사과하는 스티브의 반응에 토니는 여전히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반쯤 묻은 채로 피식하고 웃었다. 이런이런. 그러다가 무거운 눈꺼풀이 결국 힘없이 내려와 토니는 눈을 감고 다시 한 번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것이었다. 자비스가 멋대로 커텐을 걷어서 큰 창문안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뺨위에 닿아, 토니는 과연 오늘 날씨가 좋다는 것을 눈을 감은 채로도 느낄 수 있었다. 토니는 반습관적으로 이불을 잔뜩 그러모아 전신으로 이불을 끌어안으면서 침대위에서 몸을 데굴데굴 굴렸다.

 

 오늘 예정은 어떻게 돼? 달링.

 

 글쎄. 오늘은 냇한테서 별다른 연락을 받은 것이 없으니 한가한 하루가 될 것 같군. 오리나 스케치하러 가볼까.

 

 (토니는 스티브가 나타샤를 냇이라고 친근하게 부른 것에 약간 열이 받았다. 스티브에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왜 하필 오리야.

 

 전번에 가보니 지금 공원에 오리가 제일 많더라고.

 

 하여간 캡시클 취향은 알아줘야해. 됐고 그럼 저녁에 데이트하자.

 

 (스티브는 약간 발을 헛디딛을뻔했다. 그는 아직도 데이트라는 단어가 어색했다.) ...아, 그. 헛흠. 그, 그래. 그러지.

 

 헛기침은 왜 해. 발헛디뎠어?

 

 만약 발을 정말로 헛딛은 거였으면 엄청 귀여웠을텐데. 하지만 정말로 그렇지는 않으리라.  토니는 발을 헛딛으며 두 팔을 허공에 마구 휘젖는 스티브를 상상하면서 혼자 피식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눈가를 비비며 눈을 뜨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도르륵 다시 감기는 눈꺼풀을 결국 일으키는 일은 실패를 하고 말았다. 토니는 결국 눈속 깊은 곳에 잠들어있던 수마가 수면위로 오르는 것을 이길 수 없었다. 토니는 가느다랗게 숨을 내쉬었다. 귓가의 스티브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고 차분하게, 가슴 깊은 곳으로까지 떨어지는 듯 했다.

 

 아닐세. 아무것도. 자네는 저녁에 어디에 있을 예정인가.

 

 음 글쎄... 아마도 회사.

 

 알았네. 그럼 내가 그쪽으로 가겠네.

 

 ...어쩌면 집.....

 

  ? 뭐라고?

 

 여보세요. 토니? 자네? 스티브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토니는 그의 목소리를 매개로 하여 꿈속으로 다시 이끌렸다. 토니의 침실 허공에서 자비스를 통한 스티브의 목소리가 조용히 부서져서는 반짝이는 가루가 되어 토니의 몸 위로 쏟아져내리는 듯 했다. 따뜻한데. 오늘 정말 따뜻해. 네가 말하는 뜻을 알겠어. 캡시클. 정말 오늘 햇살 참 좋네. 당신처럼. 토니는 자기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그대로 말로 내뱉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토니 스타크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을 내뱉고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어느새 꿈속 어딘가를 걷고 있는 토니 혼자만의 생각이었고, 그래서 토니에게서 점점 스티브의 목소리는 멀어져갔다. 토니는 이불에 얼굴을 반쯤 묻은 채 다시 잠속으로 끌려들어가고 말았다. 

 

 -토니? 토니?

 

 대답이 없으니 살짝 불안해졌다. 스티브는 문득 달리는 걸음을 멈추고 귓가에 손을 대고 이어폰의 감에 신경을 집중하였다.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불안하게 자신의 귓쪽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데, 문득 이어폰 너머로 자비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sir. 주인님이 통화를 하시다 그대로 수면상태로 빠지셨습니다. 그래서 통화를 이어가는 것은 조금 힘들겠는데요. 스티브는 자비스의 목소리에 그제야 안심하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그래. 다시 잠들어버린 건가. 다시 잠들어버린 거라면 별 일이 생긴 게 아닌거니 안심할 수 있다. 스티브는 너털웃음을 흘리고는 자비스에게 이렇게 좋은날씨를 잠으로 흘러보내다니, 자네 주인은 너무 불건전해. 자비스. 라고 대답했다. 토니의 유머가 담긴 자비스라면 이런 농담에는 적절한 웃음소리를 흘려보낼 줄 알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스티브를 기다리지 않게 할 정도의 타이밍에서 자비스가 웃음소리를 냈다. 좀 짧았지만.

 

 그러나 사실은 알고 있었다. 자비스도 알고있었고, 자비스가 알고있는 것은 스티브도 알고 있었다. 토니 스타크는 자신의 랩에서 3일밤을 꼬박 새웠다. 자비스가 분명한 증거를 댈 수 있을 정도의 명확한 사실로 다시 말하자면, 토니 스타크는 72시간동안 단 2시간 28분 9초만 잠을 이루었고 그 외에 시간에는 내내 깨어 있었다. 쉴드가 의뢰한 일 때문이었다. 사실 일자체는 금방 끝나서 쉴드에게 바로 넘겼었는데, 그뒤 쉴드에서 그 프로그램을 쓰는 과정에서 일이 자꾸 꼬리를 물고 터졌다. 자기는 한 번 끝냈던 의뢰였지만 쉴드가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자 지켜봐주지 못한 토니 스타크는 그냥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수정해버리기로 하였다. 그가 3일내내 랩에 처박혀 잠도 제대로 자지않고 커피와 칼로리메이트로 연명하여 일에 매달린 것은 그것때문이었다. 스티브는 3일만에 만난 토니가 거의 왠일로 키스 한 번 제대로 하지않고 먼저 침대위에 뻗어 정신없이 잠에 빠져버렸던 지난 밤과, 그리고 오늘 아침 자신이 그의 움푹 꺼진 눈아래의 다크써클을 손가락으로 살짝 훑고는 방을 나선 것등을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상쾌한 아침도 기분좋은 햇살도 아닌, 모자른 것이 해소될때까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깊은 잠이었던 것이다. 스티브는 웃음끼섞인 한숨을 흘렸다.

 

 자비스. 아마 난 그의 회사로 가서는 안될 것 같지?

 

 제 의견이 굳이 필요하시다면, 필요하지 않으시겠지만, 굳이 첨언하자면, 네. 스타크 인더스트리로는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역시 그렇군. 스티브는 유쾌하게 중얼거리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이어폰을 빼내고는 다시 달렸다. 하루에 몇십바퀴를 정해놓고 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자신이 몇바퀴를 더 달릴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지만, 하여간에 적어도 당장에는 이 달리기를 멈추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스티브는 천천히 다시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발이 땅을 박찰때의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와 땅과 발이 부딪히는 소리가 전신을 통해 울려왔다. 토니의 진한 속눈썹 아래로 내려왔던 그림자와, 헝클어진 그의 머리칼을 쓸어올렸을때의 감촉이 떠올랐다. 토니의 머리칼은 꼭 솜털같았지. 스티브는 웃었다. 스티브는 토니가 혼자서 편하게 깊은 잠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이 해가 질때까지 그의 집에는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토니가 다시 일어나기 전에는 그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 그렇게해야지. 꼭.

 

 햇살이 스티브의 벗은 어깨에 닿아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달콤한 냄새가 난다. 과자나 과일의 달콤함은 아니야. 굳이 말하자면 스킨, 향수, 여성의 립스틱같은... 토니는 천천히 눈을 떴다. 연한 붉은색의 장미꽃이 토니가 베개위에서 고개를 조금 움직이자 천천히 흔들리더니 곧 움직임을 멈추었다. 토니는 침대옆에 의자를 끌어와서는 페이지 수가 많아보이는 양장본의 중간쯤 어딘가에 빠져있는 스티브 로저스의 옆면 얼굴을 쳐다보았다. 스티브의 얼굴은 장미의 연한 붉은색 너머에 있었다. 토니의 눈에 비치는 스티브의 얼굴이 꼭 토니의 꿈속의 연장같았다. 토니는 눈안쪽에 상이 그려지는 듯한 어른거림을 더듬거리듯 눈을 두어 번 깜빡이다가 천천히 손을 들어 스티브의 허벅지 위에 올라가있던 스티브의 왼손위에 자신의 손을 포갰다. 그제야 책에서 눈을 떼고 스티브는 고개를 돌려 토니를 바라보았다.

 

 화사하게 웃는 그 얼굴.

 그래. 바로 그거야.

 눈뜨면 가장 먼저 보고싶었던 게.

 

 "잘잤나. 토니."

 

 눈이 부신 것 같다. 반복하며 눈을 깜박이면서, 토니는 스티브의 손 위에 올린 자신의 손에 더욱 힘을 주어 스티브의 손을 꼬옥 잡았다.

 

 "굿모닝. 달링. ...어, 나 아까 아침인사 했던 거 같은데?"

 

 캡틴은 풋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아까 했었지. 아쉽지만 지금은 아침이 아니네. 토니. 마악 저녁 여섯시를 넘긴 참이거든."

 

 "아. 내가 하루를 완전히 공쳤다는 소리로구나 그거." 토니가 눈을 가느다랗게 구부리며 씨익하고 웃자 스티브는 약간 얼굴을 붉히면서도 토니에게서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웃었다. 왠지 기분탓인가, 평소보다 토니의 목소리가 조금 더 상냥하게 들려오는 탓이었다. 이렇게 부끄러워지는 것은. "근데 이 장미는 뭐야. 캡." 토니의 물음에 스티브는 책을 무릎위에 내려놓고는 빈 손으로 건너편의 창문을 가리켰다. 토니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판대에서 사온 장미 스무송이 정도를 화병에 꽃아 올려놓고, 남은 한송이는 토니가 자고 있는 침댓가에 올려둔 것이었다. 스티브는 토니가 창문위의 화병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다시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을 그대로 쫓다가 자신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것 같은 토니의 눈빛에 코를 찡긋거리며 또 미소를 지었다.

 

 "오는길에 꽃이 너무 예뻐서 한 번 사봤네. 어때. 아름답지?"

 

 "......"

 

 댁이 더 이쁜데요. 캡시클. 그렇게 바로 생각했지만 그런 말 곧이곧대로 해버리면 혹시 도망가버릴까싶어서 그 말 그대로 내뱉지는 않고, 토니는 단지 40년대에 청춘을 보낸 사람 감각은 진짜 따라갈 수가 없구만요... 술도 안마신 맨정신 상태로 꽃을 샀단 말이야, 대낮에? 라고 말하였다. 좀 구식인가? 스티브는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붉혔다. ...귀엽네. 이쁘네. 이렇게 사랑스러운 걸 옆에 두고 어떻게 그냥잤지 아무리 피곤했었기로서니. 이런 멍청이. 똥멍청이. 운동 더 열심히 해야겠다. 토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났다. 그리고는 스티브가 침대위에 올려놓은 장미를 귓가에 꽃고는 웃음띈 얼굴로 그에게 바짝 다가갔다.

 

 그리고 스티브의 속눈썹이 자신의 뺨에 거의 닿을만치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서는, 그를 향해 입술을 내밀었다.

 

 "자, 어때? 아름답지? 그러니까 자."

 

 "...!"

 

 토니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도는 스티브도 눈치채고 있었다. 언제나 늘 이와 같은 패턴인 것을. 스티브는 토니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고 손가락을 꼼질대었지만 토니가 오히려 더 꽈악 잡는 통에 도망을 갈 수도 없었다. "자, 어때 응?" 토니가 다시 한 번 채근했다. 그의 갈색 눈동자가 뚫어져라 쳐다보자 견디지 못하고 스티브의 뺨이 스르르 홍조로 물들었다.

 

 "아, 안어울리네. 자넨 하나도 안예뻐."

 

 간신히 그렇게 말하면서 저항해보았지만, 스티브는 토니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토니는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더 스티브에게로 다가갔다.

 

 "안어울리는 거 나도 알거든. 알겠으니까 자. 빨리."

 

 어서. 오늘이 가기전에 데이트를 해야지. 약속했잖아. 시간이 아까우니 얼른 데이트 하자구. 지금 당장.

 데이트에서 제일 중요한 걸 해야지.

 

 그리고 토니가 눈을 감고, 다시 입술을 쭈욱 내밀자

 스티브는 어느샌가 이마까지 새빨갛게 물들인 채로, 그리고 두 어번 더 뜸을 들이고나서야, 간신히

 간신히, 토니의 왼쪽뺨에다 대고 키스를 하였다.

 

 쪽.

 토니의 귓불을 간지럽히는 짧고 달콤한 소리.

 

 "...입술은 봐주게 제발..."

 

 "......"

 

 이 감각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 솜털이 피어오르는 듯 간질간질하면서도, 눈 안쪽에서 불꽃놀이가 펑펑 터지고있는 듯한 감각. 살면서 스티브를 만나기 전에는 거의 느껴본 적이 없었던.

 

 삶의 기쁨.

 즐거움.

 

 행복함이다.

 

 "...역시 달링이 최고야."

 

 "아, 토니..."

 

 그리고 토니는 스티브의 목을 끌어안았고, 버드키스에 만족하지 못한 토니의 입술이 스티브의 입술을 탐했다. 스티브가 무어라 더 말을 하는 것 같긴한데 토니는 그를 기다려주지않았고, 그래서 스티브의 마지막말이 토니의 입속으로 먹혔다. 응? 뭐라구? 뭐라고 했어, 스티브? 토니는 그렇게 스티브에게 되물을까도 했지만, 곧 스티브가 눈을 감으며 자신의 목너머로 두 팔을 둘러오기에 더 이상 그가 하려던 말을 궁금해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토니는 아주 오랜만에 가지게 된 연인과의 키스에만 한없이 몰두하였다. 자신이 귀에 꽃은 연인의 선물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로.

 

 

 

 

 

 

 

 

 

 

 

- done

 

+ 썬쌰인 스티부... 그 몇번째인지 모르겠는 하여간에.. 썬샤인 스티부 썼어영~~~~!!!!!!! 케헤헤. 으엑 달달해.... .....너너무달아 ㅋㅋㅋㅋㅋㅋ 존좋 ㅋㅋㅋㅋㅋㅋ 토니스팁 왜 결혼안하는지 모르겠다눈. 'ㅆ'.....

+ 스티브가 귀여워죽겠는 토니와 토니가 귀여워죽겠는 스티브. 서로가 서로를 귀엽다고 생각하는 커플 좋아합니다. 그 커플이 토니스팁이라서 너무 좋습니다. 역시 토니스팁이 내 마음의 고향인 듯.... 그나저나 햇살좋은날로 연출하면서 썼는데 오늘은 정작 날씨가 그닥 좋지않았던 건에 대해서ㅋㅋㅋㅋ 는 이하생략합니당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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