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on the tip of my tongue 

(스티브 ts)

 

 애초에 스텔라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였을 때, 토니는 단서를 달아두었던 것이 있었다. 그는 운을 이런식으로 띄웠다.

 

 "좋아, 스팁. 내가 네가 나에게 바라는 점 한가지를 들어줬으니, 너도 내 부탁을 하나 들어줘야해."

 

 스텔라는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토니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뷰러를 전혀 쓰지 않아 그녀의 긴 갈빛속눈썹이 길게 아래를 향해 뻗어 있었다.

 

 "그래, 당신이 나를 데리러오는데 리무진을 끌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나의 부탁을 들어주었으니 나도 당신 부탁을 들어주는 게 맞겠지. 무슨 부탁인데?"

 

 "전혀, 조금도, 눈곱만큼도, 무리한 부탁 아니야."

 

 토니는 자신의 부탁이 스텔라가 자기에게 한 부탁보다 훨씬 가벼운 종류임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였다. 스텔라는 생각했다. 리무진 끌고 오지 말아달라는 게 뭐 그렇게 무거운 부탁이라고. 하워드, 왜 아들을 이렇게 풍요로운 비정상 상식자로 키운거니.

 

 "제발, 쉴드지급복을 입고 나타나지 말 것."

 

 토니 스타크는 그 말을 내뱉는데 더할나위없이 진지하였다.

 

 "응응."

 

 스텔라 로저스도 성심성의껏 고개를 끄덕였다.

 토니는 물론 스텔라의 그 끄덕이는 고개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몇번이고 그녀의 다짐을 받아내었다.

 

 "후줄근한 뻐킹체크도 절대 안 됨. 런닝화도 절대 N.G! 알았어?"

 

 "그래. 알았어."

 

 "...설마 캡틴 아메리카 유니폼을 입고 나올 생각은 아니겠지?"

 

 "...당신이 날 얼마나 불신하는지를 이런 걸로 알게되어서 입맛이 써."

 

 그렇게 토니는 몇번이고 스텔라의 다짐을 받아냈다. 지난번 데이트에서 이 여자가 군복을 입고나왔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토니이기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텔라는 물론 토니가 왜이렇게 사복을 입으라고 강조에 또 강조를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자신의 애인에게 성실하고 싶었기 때문에 스텔라는 토니의 신신당부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스텔라는 토니가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한 건 아니었으나 그가 그러니까 스커트차림의 자신을 보고싶구나 하는 정도의 맥락은 이해하고 있었다. 스텔라는 나타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현대의 쇼핑몰에서 치마 하나와 블라우스 하나를 구입할 수 있었다.

 

 

 

 

 

 그랬는데.

 

 

 

 

 

 

 "저기.. 많이 맘에 안들어?"

 

 "......"

 

 스텔라는 자신을 마중 온 토니가 자기를 보자마자 빨간색 스포츠카의 보닛에 머리를 뉘이고 침묵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뺨을 긁적였다. 그러고보면 함께 쇼핑을 해주었던 나타샤도 이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보자마자 토니의 지금 저것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었지... 하지만 스텔라는 현재 자기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슈퍼솔저가 되기 전 스텔라는 언제나 늘 이것과 비슷한 차림으로 공장을 오고갔던 것이다. 발목이 아주 조금 보일정도로 길이가 긴 진한 갈색의 플레어스커트, 블라우스는 하얀색의 셔츠깃이 단순하고 평범하며 소매에는 단추가 각각 네개씩 달려있다. 스텔라는 그 평범한 일자 블라우스의 끝을 플레어스커트 안에 전부 밀어넣고 있었다. 거기다 굵은 검은색 스타킹에 굽없는 단화까지 신고있는 스텔라는, 그야말로 30년대 자료사진에서 튀어나온 완벽한 팩토리걸. 스텔라는 긴 금갈빛 머리칼 위에다 단정하게 얹어놓은 굵은 머리띠를 손으로 한 번 쓸어올린 후 토니의 등을 툭툭 두드렸다.

 

 "저기, 미안해. 토니..."

 

 "......"

 

 왠지 자연스럽게 토니에게 사과해버리고 말았다. 토니는 별다른 미동이 없었다. 스텔라는 다시 한 번 말을 내뱉었다.

 

 "음... 그럼 저기 우리 그냥 돌아갈까?"

 

 "...아니 데이트하자..."

 

 스텔라의 말에 토니는 간신히 자신의 정신을 추스리며 부스스한 얼굴을 하고 보닛에서 얼굴을 떼내었다. 스텔라는 눈썹으로 여덟팔자를 그으며 곤란한 표정을 지은 채 토니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토니는 스텔라의 미안해보이는 그렁그렁한 눈동자를 쳐다보며 자신의 태도를 약간 반성하였다. 그래서 토니는 그제야 얼굴을 펴고 희미하게 미소까지 띄웠다. 그리고 자기를 바라보는 스텔라를 향해 손가락을 뻗어선 스텔라의 미간을 아프지 않게 꾸욱 누르면서

 

 "미간 펴라, 캡. 안이쁘니까. 미간 펴."

 

 그렇게 말했다.

 

 토니는 곧 평소의 기사도를 발휘하여 스텔라를 향해 차문을 열어주었다. 스텔라는 방금 토니가 꾹꾹 누른 미간을 손으로 문지르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토니의 차의 보조석쪽으로 몸을 접고 들어갔다. 길고 폭이 넓은 스커트의 끝을 밟을까봐 자락을 쥐어들면서 가볍게. 토니는 잠시 스텔라쪽의 차문을 잡은 채 스텔라를 내려다보았다. 스텔라의 동그란 두상과 어깨를 감싸는 듯이 퍼져있는 금색의 머리칼과, 그 사이사이로 살짝이 보이는 목선이 차분하고 정갈해보였다. 그리고 토니의 어깨를 스칠때 느꼈던 그 스텔라의 단순하고 풍부한 향. 토니는 입술을 우물거렸다. 스텔라는 항상 아름답다. 언제나 아름다웠다. 지금도 물론. 그리고 그런 스텔라와의 데이트는 전혀 싫지 않다. 아니, 오히려 매일매일 함께 하고싶을 정도다, 스텔라가 오케이해주기만 한다면 당장 내일부터라도 함께 살고 싶을 정도인데. 그깟 옷이 뭐라고 그렇게나 풀이 죽어선 여성을 신경쓰이게 만들고... 토니는 스텔라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 번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였다.

 

 하지만 말야, 기왕에 좋은 게 좋은거라고. 좀 안 되나. 응.

 

 토니는 그냥, 자기와 데이트한다고 살짝 들떠서 잔뜩 꾸미고 나오는 스텔라가 보고싶었다.

 

 목이나 팔을 감싸고 있는 금속의 액세서리, 밝은색 립글로스에 반짝이는 입술이나 바짝 올려 눈 깜빡일때마다 흔들리는 속눈썹 발그레한 볼터치, 살짝 짧은 감이 있는 미니에 타이트하게 몸에 붙는 원피스의 스텔라 로저스라니. 생각만 해도 좋지않은가. 얼마나 예쁠거야. (원래 예쁘지만.) 그런 스텔라는 한 번도 본적 없으니까 한번쯤 보고싶다고 생각해도 되는 거잖아. 어쨌거나 오늘은 평소처럼 누군가가 있는 게 아니라 오로지 딱 단둘, 단둘이서 하는 데이트의 날이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이정도 욕심은 욕심도 아니지않나.

 

 토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왼손을 뻗어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토니의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스텔라의 결이 좋은 머리칼 안쪽을 파고들어 그녀의 머리칼을 전부 그녀의 왼쪽 어깨 앞쪽으로 쓸어넘겼다. 스텔라는 순간 당황하여 고개 한 번을 움직이지 못하고 굳어버렸는데, 토니는 스텔라의 머리칼을 쓸어넘겨 자연스럽게 드러난 스텔라의 하얀 목덜미에 쪽, 하고 짧게 입을 맞추었다. 토니는 자신이 입술을 떼내자마자 스텔라의 목덜미가 붉게 물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새빨간 귓불을 바라보며 토니가 킥, 하고 웃자, 스텔라가 번쩍하고 손을 들어 토니의 어깨를 내리쳤다. "으아악. 알았어. 알았다고." 돌로 맞은 줄 알았네. 토니가 큰소리로 아야야야 내뱉으며 차의 문을 닫았다.

 

 

 

 

 

 

 

 "애초에, 나에게 현대여성들같은 차림을 바라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 당신도 어지간히 포기할때가 됐는데 참 끈질기네."

 

 스텔라는 스테이크 한 점을 입안에 밀어넣으며 그렇게 말했다. 토니는 레드와인이 담겨있던 잔을 든 채 두어번 흔들며 스텔라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도 웨딩드레스는 여전히 흰색이고, 교회의 신부들이 입는 옷은 여전히 검은색인걸 어쩌라고. 이세상엔 변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것들이 존재해. 그리고 나에겐 이런 옷이 자연스러운거고. 시간이 아무리 흘렀고 사회가 어떻게 변했던간에 나는 변한 것이 없으니 이런 스타일링을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그걸 바꾸라고 하는 건 몸에 배인 습관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만큼 무리가 요구되는 일이야. 당신보고 당장 내일부터 왼손으로 식사를 하라고 하면 그게 되겠어?"

 

 맞는말이다. 하지만 토니가 스텔라에게 바라는 건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다. 그런 접으면 그대로 선이 갈 것 같은 천으로 만든 플레어 스커트 대신에 가볍고 살랑이는 쉬폰으로 만든 산뜻한 원피스를 입어주길 바라는 거라고. 토니는 와인을 소리내지 않고 쭈욱 들이켰다.

 

 "하지만 말야. 스텔라. 30년대에도 클럽은 있었고 파티도 존재했고 위스키도, 맥주도 있었잖아. 당신 그런데엘 한 번도 안갔다고 말하진 않겠지?"

 

 "그런건 아니지만 그런 장소에 갈때도 난 이런 느낌이었어."

 

 "헐. 왜?"

 

 "가난했으니까."

 

 가난에 대해 언급하면 할 말이 없다. 뀽. 토니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대로 질 순 없었다. 캡틴 아메리카가 토니 스타크를 위해 미니스커트 한 번 입어준다고 미국이 망하는 것도 아니잖는가. 토니는 들고있던 잔을 내려놓고 빵을 하나 집어들었다.

 

 "그래, 알았어. 그땐 가난해서 예쁜 옷을 못입었다쳐. 하지만 지금은 아니잖아. 심지어 당신에겐 억만장자인 애인도 있거니와."

 

 "......"

 

 "당신은 캡틴 아메리카이지만, 그래도 평범한 여성이기도 하잖아. 예쁜 옷 입고싶단 생각 안해봤을리가 없을텐데? 그런 공장녀 옷 말고."

 

 "......"

 

 스텔라는 포크를 내려놓고 무릎위에 올려두었던 냅킨을 들어 입을 닦았다. 그리고는 빵을 우물거리는 토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물론 나도 예쁜옷은 입어보고싶지만. 그래도 나의 상식상 지금 여성들이 입고다니는 옷같은 걸 입고싶다는 생각은 들지않아."

 

 "그러니까 당신 취향이면서 엄청 예쁜 옷들 많다니까. 냇이랑 쇼핑몰 갔다 그랬지? 나와 샤넬 본점에 가 볼 생각은 있어?"

 

 "당신은 대체 왜그렇게 예쁜 옷을 입히고 싶어서 안달이야? 나한테."

 

 "애인의 이쁜모습 보고싶다는 감각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줘야만 해?"

 

 "......"

 

 "나는 심지어 모처럼 내 애인 각선미가 엄청 이쁘니까 아무에게나 뽐내고 싶단 말이지."

 

 그렇게 말하고 슬쩍 윙크하는 토니가 왜 밉지도 않은지. 스텔라는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 저런 무슨 애인을 장식용 파슬리처럼 대하는 듯한 발언에 기분도 나빠지지 않고 내가 왜이러나. 아마 스텔라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토니가 말하는 내용과는 딴판의 의미를 갖고있는 토니의 상냥한 음의 높낮이를. 아마 그는 정말로 단순히 애인의 예쁜 모습을 보고싶은 것일거고, 스텔라에게 좋은 옷 하나 그냥 사주고싶은 것일거고, 스텔라가 이쁜 옷을 입고 거울앞에서 얼굴을 붉히고 좋아하는 모습에 흐뭇해하고 싶은 것일뿐일 것이다. 정말로 단순히 그것뿐. 스텔라는 피식하고 웃었다.

 

 "내 각선미라면 만날 보잖아. 유니폼 입고있을 때마다 말야."

 

 "그걸 만날 보니까 더 예쁜모습으로 보고싶은 거 아니겠어? 캡시클도 참 말이 안통해."

 

 "그 말 그대로 토니 스타크에게 반사할거야. 당신 진짜로, "

 

 "!!"

 

 그때였다. 그때 스텔라가 말을 더 잇지 못하게 만드는 폭발음이 먼데에서부터 들려왔고, 그 처음에는 희미했으나 점점 커져 연속으로 터지는 폭발음이 가까워짐에 따라 레스토랑안 사람들의 불안감이 의한 웅성거림이 심해져왔다. 그리고 마지막의, 펑! 엄청 크고 가까운 곳에서 터진듯한 폭발음에 기어코 레스토랑 사람들 대부분밍 비명을 지르며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하였고, 비명들 사이사이로 누군가가 외치는 엎드려! 의 소리가 레스토랑안의 모든 공간을 메워왔다. 그때쯤 스텔라 로저스는 지체하지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물론 토니 스타크도 지체하지 않았고.

 

 그대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을 헤쳐 스텔라는 누구보다 빨리 레스토랑을 벗어났다. 토니도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아이언맨 수트를 입지않은 토니 스타크로써는 슈퍼솔저의 빠름을 따라가기가 어려웠고 곧 토니는 스텔라의 모습을 놓쳐버렸다. "스텔라!!" 소리쳐 그녀를 불렀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뒤 한 번을 돌아볼 생각도 하지않고 달려나갔으니까. 빌어먹을. 토니는 숨을 헐떡이며 어느순간 달리기를 멈추었다. 달리기를 멈추자마자 숨이 차오르는 것이 턱까지 올라와 토니는 헥헥되면서 다시 한 번 욕지꺼리를 내뱉었다. 이런 빌어먹을. 누구보다도 빨리 폭발음이 들리는 곳으로 달려나간 그녀의 뒤를, 쫓지도 못하다니 이 한심한 놈아. 토니는 점차 멀어지던 스텔라의 뒷모습을, 그녀의 넓게 넓게 펄럭이는 진한 플레어스커트의 검은 물결흐름을 쉴새없이 떠올렸다. 그 플레어 스커트의 물결흐름의 궤도를 끊임없이 바꾸며, 그녀의 팽팽한 근육은 쉴새없이 움직인다. 폭이 넓고 긴 스커트안에서 그녀의 두 다리는 그 무엇보다 빠르게 움직일거라고. 토니 스타크는 자비스를 불렀고, 토니가 부르는 소리의 0.5초도 지나지 않아 아이언맨 수트의 파츠들이 날아왔다.

 

 

 

 

 

 

 

 아이언맨이 현장에 도착했을때는, 엉망이 된 현장임에도 비교적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대부분의 폭발은 사람이 거의 없는 빈 건물에서 터졌고 간혹 사람 밀집지역에서 터진 폭탄은 그 규모가 작아 그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경상에 그친 것이었다. 쾌락범이 직접 제작한 아마추어급 폭탄이었기 때문이었다. 스텔라는 진작에 그 쾌락범-단독범이었다-을 잡아 그의 왼팔과 왼다리를 비틀어버린 상태였으며, 몸이 꼭 비틀린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과 동시에 쾌락범은 순식간에 기절하여 포박당했다. 스텔라는 폭탄이 터진 거리를 에워싼 경찰차들을 향해 자신의 신분증-어벤저스 카드였다-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정체를 밝혔고 그들에게 범인의 신병을 넘겼다. 경찰 몇몇이 스텔라에게 경의를 표했다. 아이언맨은 스텔라가 자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경찰의 어깨를 툭툭 내려치는 장면부터 보고 있었다.

 

 "내가 너무 늦었군."

 

 "아. 왔어?"

 

 토니가 입을 열자 그제야 그가 날아왔다는 것을 안 스텔라가 웃으면서 아이언맨에게 다가갔다. 아이언맨은 팔짱을 낀 채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는 스텔라를 바라보았다. 폭탄으로 엉망이 된 도로를 달려서인가, 스텔라의 플레어 스커트의 밑이 온통 헤집어져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맨발이기까지 했는데, 달리기가 불편해서 스스로 단화를 벗어던진것이었으리라. 스타킹도 여러모로 튿어져 검댕이 묻은 맨살이 드러났고, 그녀의 블라우스에도 여기저기 얼룩이 생겼다. 머리띠는 진작에 없고, 얼굴 등등이 어찌나 부시시한지. 스텔라는 머리를 긁적이며 토니의 앞에 섰다.

 

 "이거 각선미 운운할 때가 아니었네. 그렇지?"

 

 "데이트 도중에 그렇게 전력으로 달려나가다니 너무하는 거 아냐? 엄청 미움받고 있구나 나."

 

 "하하. 미움받는 건 오히려 내가 아닌가 싶은데. 내 꼴 좀 봐."

 

 "......"

 

 스텔라는 밑이 헤진 스커트를 양쪽으로 부여잡으며 스커트 밑단을 펄럭였다. 먼지가 일어나는 치마를 가볍게 흔들면서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 토니. 애인이 이모양이라서."

 

 "...그거 진심은 아니겠지?"

 

 "음, 그게."

 

 "진심이라면 화낼거니까."

 

 스텔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느새 얼굴을 드러낸 토니의 눈동자가 진지한 색에 물들어 있었다. 스텔라는 손에 쥐고 있던 스커트를 놓고 두 손을 맞잡았다. 토니가 화를 내는 것에 순간 말을 잊고 스텔라는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무언가 반박을 해보려고 입술을 꿈틀대보았지만, 순간 토니의 화를 내는 눈동자를 보자마자 결국 다시 입을 다물어버렸다. 토니가 화를 낼때면 언제나 그 목소리가 평소보다 좀 낮아진다. 그리고 스텔라는 사실은, 토니의 그런 가끔보이는 진중함을 좋아하는거거든. 스텔라는 약간 얼굴을 붉히고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럼 취소할게."

 

 하아. 토니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스텔라를 안아들었다. 운동으로 단련하여 근육이 탄탄한 스텔라는 사실 보기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갔지만, 수트를 입은 상태의 토니는 그녀의 무게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것도 한 손으로. 토니는 그대로 왼손으로 그녀의 다리를 꽉 잡고는 그녀가 팔위에 편하게 앉게 하였다. 토니의 왼쪽 어깨에 매달린 채 스텔라는 순간 귓불을 물들일 정도로 얼굴 전신을 붉게 물들였다가, 곧 두 손을 들어 토니의 목을 끌어안았다.

 

 "...당신, 이런 점 참 싫어."

 

 "어떤 점?"

 

 "이런 걸 맨정신으로 해대는 점 말이야."

 

 "하하."

 

 아까 차에 탈때 갑자기 목덜미에 키스한 것도 그렇고 말야... 어쩌구저쩌구. 스텔라의 작은 목소리로 중얼이는 목소리가 토니의 귀를 간지럽혔다. 토니는 쿡쿡 웃으며 그대로 날아올랐다. 그녀의 스커트가 휘날리지 않게, 그녀의 다리를 다시 한 번 단단히 고쳐잡으면서.

 

 

 

 

 

 

 

 

 

- done

 

+ ts스팁은 언제나 애정이지요. 트위터에 리트윗됐던 긴 치마.. 연변같은 스타일의(?) 긴치마입은 스티브ts를 보고 갑자기 막 심상이 솟아 쓴겁니다. 근데 참 내가 쓰면서도 왜이렇게 재미가 없었는지 ㅋㅋㅋㅋ 엉엉엉 ㅋㅋㅋㅋ 글쓰는 거 왜이렇게 어렵지 ㅋㅋㅋ 십수년 쓰고 있는데도 쓸때마다 어려웡. 담엔 좀 더 재밌는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슴더... 컹 

 

+ 그나저나 스텔라 이쁘지않습니까 스텔라 어감이 달달한 것이 녹아내릴 것 같앵 ㅋㅋㅋㅋ 근데 스텔라스텔라자꾸 부르니깐 내가 대체 지금 뭘쓰고 있는지를 잘 모르것다 ㅋㅋㅋㅋㅋ 기왕 이렇게 된 거 스티브 말투도 좀 여성답게 이뿌게 썼어영 걍. ㅍv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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